문제가 된 것은 PCA 판결 가운데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 섬이 하나도 없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대만이 실효지배한 이투 아바(중국명 타이핑다오)도 섬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암초로 규정됐다. 유엔해양법에서는 ‘인간이 거주하고 경제생활 유지가 가능한가’를 기준으로 섬과 암초를 구분하는데 암초에 대해서는 200해리(370㎞) 배타적경제수역(EEZ)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대만은 EEZ 설정의 법적 근거를 잃은 셈이다.
대만 입법원의 린더푸 외교국방위원장은 판결 직후 “불공평하고 불공정한 판결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차이잉원 총통에게 이투 아바를 방문해 주권을 선언할 것을 촉구했다. 입법원에서는 “해병대원을 주둔시켜야 한다” “미국과 일본에게 배신당했다”는 격한 의견도 나왔다고 14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미·일은 PCA 판결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차이 총통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도 강경 여론을 달래기 위해 13일 직접 타이핑다오 정찰선에 올랐다. 대만은 이투 아바에 파파야와 바나나 등 식물 106종이 서식하며 해안순방서(해양경찰) 대원이 상주한다는 근거로 이투 아바가 섬이라고 주장한다. 대만 남부에서 약 1600㎞ 떨어진 이투 아바는 면적이 0.5㎢로 남중국해에서 가장 큰 지형물이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