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민군의 사드 체계를 경북 성주에 배치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려 했던 국방부가 예정시간 20여분을 남겨 둔 채 취소했다 다시 발표한다고 번복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국방부는 성주 군수와 주민들이 항의 차 방문하기 위해 이동하는 사이에 발표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취소했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14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각종 SNS와 온라인에서는 국방부가 전날 빚었던 혼선에 관한 비난이 쏟아졌다. 많은 네티즌은 최근 국민 폄하 발언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의 발언에 비유해 국방부의 우왕좌왕 행태를 조롱했다.
“우리나라의 현 상황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
“반장선거도 이렇게는 안 할 듯”
“국민을 개‧돼지로 보다는 증거다”
“어느 동네 개‧돼지들이 사드 둔대도 조용할라나라며 간 보는 건가?”
등의 트위터 글들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앞서 국방부는 국제적 이슈가 됐던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부지 발표를 13일 오후 3시로 예고했었다. 현장엔 출입기자들이 몰렸고 방송사들은 중계방송을 위해 바삐 움직였다. 그러나 예정된 시간 25분 앞둔 상황에서 국방부 대변인실 관계자가 불쑥 단상에 올라와 “예정된 브리핑은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같은 시간 출입기자들에게 취소 됐다는 문자가 발송됐다. 현장은 그야말로 대혼란에 빠졌다.
방송에선 이 같은 소식을 속보로 중계했고 통신사들은 속보 전쟁을 치렀다. 그 후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이 예정대로 발표하겠다며 취소를 다시 취소했다. 오후 3시 정각, 브리핑을 시작한 류제승 국방정책실장은 예정대로 상주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발표를 돌연 취소한 이유에 대해 류 실장은 “성주 주민들에게 미릴 알리지 않고 발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공식발표를 하지 않기로 했다가 예정대로 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류 실장은 성주 군수와 주민들이 항의 차 국방부에 방문하기로 했고 이들의 도착시간이 오후 4시쯤이었기에 이들이 이동하는 사이 발표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맹비난을 퍼부었다.
“국민들 앞에서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은 예의가 있는 행태냐?”
“성주 주민들에겐 예의를 갖추기 위해 전 국민에겐 혼선을 일으켜도 되는 거냐?”
“배치 지역 확정 발표 전에 주민들을 먼저 설득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 등의 의견이 중론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