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박수 받고 떠난 캐머런… “오늘부터 한가해요”

입력 2016-07-14 00:08 수정 2016-07-14 09:11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을 갖다가 웃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재임 마지막 날인 13일 의회에서 마지막 질의응답으로 총리직을 마감했다. 그가 답변을 끝냈을 때 보수당 의원 전원은 2분동안 기립박수를 쳤다. 지난 6년 동한 격하게 대치했던 제1 야당 노동당 의원도 절반 정도는 기립박수를 보냈다. 예상하지 못한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 때문에 떠나게 된 그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캐머런은 답변을 시작하기 앞서 “오늘 이후에는 나는 아주 한가해진다”고 말해 의원들의 웃음을 이끌었다. 답변 중에 총리 관저에 살고 있는 고양이 ‘래리’를 다리 위에 올려놓은 사진을 꺼내 들고선 “내가 래리와 사이가 나쁘다고 소문이 났던데 이 사진을 보라. 난 래리를 좋아한다”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3일 총리관저를 나가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캐머런의 부인 서맨더 여사와 아이들도 하원 관람석에서 마지막 답변을 지켜봤다. 뒷편에는 테레사 메이 신임 총리가 내무장관 자격으로 앉아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 답변이었지만 내용은 성실했다. 그는 테러대책과 브렉시트 진행과정을 성의껏 답변해 박수를 받았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도 캐머런에게 질문을 하던 중 “보수당은 경선이 잘 치러 차기 총리도 뽑았는데 노동당은 아직 경선 규칙도 정하지 못했다”고 당내 복잡한 사정을 꼬집기도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