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챌린지(2부 리그) 부천 FC 1995가 클래식(1부 리그) 선두 전북 현대를 꺾고 2016 KEB하나은행 FA컵 4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부천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대회 8강전 원정경기에서 3대 2로 이겼다. 2007년 창단해 2013년부터 K리그 챌린지에 참가한 부천이 이 대회 4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천 골키퍼 류원우는 ‘언성 히어로’였다. 그는 잇따라 ‘선방 쇼’를 펼치며 전북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클래식 강호 전북은 이날 패배로 이번 시즌 트레블(정규리그·챔피언스리그·FA컵 우승) 달성이 무산됐다. 전북은 클래식에선 19경기 무패행진을 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북은 전반 25분 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헤딩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부천은 전반 37분 이효균의 만회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부천 김영남의 슈팅이 전북 김영찬과 최동근의 몸에 맞고 굴절돼 이효균에게 연결된 것이다.
후반 8분 전북은 악재를 맞았다. 미드필더 장윤호가 상대 선수의 돌파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해 두 번째 경고를 받은 것이다. 전반 27분 옐로카드를 받은 장윤호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기세가 오른 부천은 후반 21분 추가골을 뽑아냈다. 이학민은 전북 수비수들을 따돌리고 페널티지역으로 볼을 몰고 간 뒤 낮게 깔리는 오른발 슈팅을 날려 전북 골문 왼쪽 하단을 뚫었다. 전북 골키퍼 권순태가 몸을 날렸지만 슈팅이 워낙 강해 막지 못했다.
부천은 후반 막판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총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수비를 소홀히 한 탓에 오히려 추가골을 허용했다. 부천의 외국인선수 바그닝요는 후반 45분 역습 상황에서 하프라인 부근에서 패스를 받아 드리블로 치고 들어갔다. 이어 골키퍼와 1대 1 상황에서 침착하게 쐐기골을 넣은 뒤 한바탕 춤을 췄다.
전북은 후반 추가시간 문전 혼전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 만회골을 뽑아냈지만 추가골을 넣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부천은 선수비-후역습 전술로 대어를 낚았지만 경기 내용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역전에 성공한 후 ‘침대축구’를 한 것이다. 이 때문에 후반 추가 시간이 8분이나 주어졌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부천 FC 1995, 전북 현대 잡고 FA컵 4강 진출
입력 2016-07-13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