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A씨, 최대한 자동차나 기차로 이동할 수 있는 국내 여행지를 물색하고 있다. 남들은 ‘휴가기간도 긴 편인데 왜 해외여행을 가지 않냐’고 묻지만 A씨에게는 남모를 사정이 있다. 몇 년 전 해외여행을 떠나던 중 비행기 안에서 극심한 두통을 겪고 난 뒤부터 비행기를 타는 것이 꺼려져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된 것.
A씨는 “가끔 두통이 생길 때도 있었지만 그렇게 심하게 아팠던 적은 처음이었다”며 “비행기를 타는 것 자체도 사실 불안했는데 이렇게 두통까지 겹치게 되니 앞으로 해외여행은 엄두도 나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쳤다.
A씨의 사례처럼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었는데 비행기에 탔을 때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이 증상은 일명 ‘비행기 두통’이라 불리는데, 보통 비행기가 착륙하기 30분 전부터 오른쪽 관자놀이, 이마 및 안구 주변에 통증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비행기 두통’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 방법은 없을까?
비행기 두통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행기가 하강하면서 나타나는 기압의 차이나 비행기 탑승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 수면부족 등이 그 원인으로 추측되고 있다. 또한 얼굴 뼈 안쪽의 빈 공간인 '부비동’의 기압 손상도 비행기 두통의 원인 중 하나로 예상되고 있다.
부비동 폐색이 있는 경우, 비행기 상승과 하강 시 발생하는 기압 변화로 부비동액의 유출이 막혀 주변보다 낮은 음압 상태가 된다. 그 결과 부비동의 점막과 정맥이 늘어나면서 부비동의 출구가 막히게 되고, 부비동 내의 분비물이 고이면서 부비동염이 생길 수 있다. 또 이마에 있는 전두동이 구조상 가장 쉽게 막힐 수 있으므로 비행기 하강 중 앞 이마가 아프다면 부비동염, 부비동 혈종을 의심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하게, 비행기 하강 중 외이와 내이의 기압 차 때문에 귀에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는 아이들에게 쉽게 나타난다. 만약 귀 통증이 염려된다면 30분 전에 코감기약(교감신경흥분제)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타이레놀’과 같은 두통약을 미리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타이레놀 500㎎은 속방정으로 4시간 동안 강력하게 통증을 잠재우며,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이기 때문에 비행시간 동안 공복일 지라도 부담 없이 복용 가능하다.
더불어 모든 비행기 내에는 응급 키트가 준비되어 있으므로 두통이 심할 경우, 승무원에게 요청해 이를 사용하거나 비행기 내 탑승한 의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비행기 두통 때문에 해외여행 기회를 번번히 마다해왔다면 이제는 안전한 두통약을 준비해 용기를 내어보는 것은 어떨까?
콘텐츠팀 이세연 lovok@kmib.co.kr
해외여행 도중 ‘비행기 두통’ 발생했다면? “진통제 잊지 마세요”
입력 2016-07-13 1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