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발언한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 사건의 파장을 보도했다.
NYT는 12일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 교육부 홈페이지가 나 전 기획관의 발언에 분노한 시민들의 댓글로 가득차 사실상 ‘개·돼지 우리( pigsty and dog pen)’가 됐다”고 전했다. 한 네티즌은 게시판에 “그래, 나는 개·돼지처럼 사는 시민이다. 그런데 그건 괜찮다. 한데 내 아들과 딸이 개나 돼지로 취급받는 것은 못 참겠다”고 울분을 토했고, 다른 네티즌은 “우리가 개·돼지면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먹고 사는 당신들은 뭐냐. 기생충?”이라는 댓글을 올렸다고 NYT는 소개했다.
NYT는 “한국인들이 댓글 말미에 ‘멍멍 꿀꿀’이라고 적었으며 일부는 교육부를 ‘가축부’로 개명해야 한다고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한국인의 광범위한 분노는 악화되는 소득불평등과 부자·빈곤층의 심화되는 갈등에 한국인이 얼마나 민감한 지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NYT는 한국인이 이 사건에 분노하는 배경으로 지난 5월 서울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 중 사망한 김모(19)씨 사건을 소개했다. 김씨의 죽음은 한국인 사이에서 부유층 자제인 ‘금수저(gold spoons)’에 비해 아무런 성공의 기회를 갖지 못한 ‘흙수저(dirt spoon)’로 불리는 가난한 청년층의 고난을 상기시키는 슬로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