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렁대다 남중국해 덕분에… 모처럼 하나 된 중국·대만

입력 2016-07-13 15:53 수정 2016-07-13 16:05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13일 타이핑다오로 파견되는 순양함 디화함에서 군 관계자의 보고를 받고 있다. 중앙통신사

차이잉원 대만 총통 취임으로 으르렁대던 중국과 대만 양안이 남중국해 문제로 모처럼 하나가 됐다.

12일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 대만이 실효지배 중인 타이핑다오(영문명 이투 아바)를 섬이 아닌 암초로 판단했다. 대만은 어업권과 자원개발권 등 배타적경제수역(EEZ)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됐다.

영유권 상실 위기에 처한 대만은 3800t급 순양함 디화함을 일정보다 하루 앞당겨 13일 파견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보도했다. 판결을 앞두고 대만 해경은 긴급 전투 상황에 대비해 타이핑다오에 포탄 4만발을 수송한데 이어 2000t급 순시선 웨이싱함을 남중국해로 파견한 상태다.

대만 총통부는 전날 중재 판결 직후 성명을 통해 “판결 결과가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중국과 같은 입장이다. 대만 문제를 관할하는 중국 대만판공실과 외교부는 “양안 동포는 남중국해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 그리고 중화민족 전체의 근본이익을 수호해야 할 공동책임을 갖고 있다”고 호응했다.

위정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도 대만 청년 방중단을 맞아 “중화 민족은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대만에서도 국익을 위해 중국과 함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