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김상현만 임의탈퇴?” KT 징계에도 화가 덜 풀린 야구팬

입력 2016-07-13 13:35 수정 2016-07-13 13:59

kt wiz 프로야구단의 ‘김상현 임의탈퇴’가 네티즌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을 한 오정복 선수나 ‘SNS 파문’을 일으킨 장시환, 장성우는 몇게임 출장 정지에 그친 것에 비하면 유독 김상현에게만 형평성에 어긋난 징계가 내려졌다는 지적입니다.

kt는 공연음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김상현(36)에 임의탈퇴를 결정했다고 13일 밝혔습니다. 구단은 “선수로서 품위를 손상시키고 구단이미지를 훼손시켰기 때문에 중징계인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김상현 선수도 구단의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전북경찰청은 김상현을 공연음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지난달 16일 오후 4시 50분쯤 전북 익산시 신동 주택가에서 여대생 A씨(20·여)를 상대로 음란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길을 가던 A씨의 옆에 차를 세운 뒤 바지를 내리고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t 소속 선수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kt 소속인 장성우와 장시환은 지난해 10월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더와의 SNS 파문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장성우는 50경기 출장 정지와 2000만원의 벌금을 받았고, 장시환은 사회봉사 56시간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장성우는 법정에서 섰습니다. 수원지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상무)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으로 벌금 700만원을 장성우에게 선고한 바 있습니다.

오정복 선수는 음주운전으로 지난 3월 적발 됐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103%로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kt는 오정복에게 10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300만원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KBO가 내린 리그 15경기 출장 정지에 비하면 약한 징계였습니다.

kt는 지난해 11월 소속 선수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엄중 처벌하겠다며 ‘원아웃 제도’를 신설했습니다. 그 첫대상이 김상현이 된 것입니다. 구단은 빠르게 김상현을 임의탈퇴 조치하며 사건을 일단락시키려 했지만 야구팬들의 성난 마음을 추스르기에는 부족해 보입니다. kt가 이전에 물의를 빚은 선수들에게 보여줬던 징계 수위가 여전히 ‘앙금’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김상현의 임의탈퇴 소식이 달린 포털 사이트의 댓글에는 “오정복이나 장성우를 두고 김상현만 가지고 그런다”는 댓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이날 낮 1시 이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8500여명이 넘어섰습니다. “장성우는 젊어서 써먹고 나이 든 김상현은 쳐내는구만. 내가 보았을 땐 죄질은 장성우가 더 안좋은데”라는 댓글도 7000여명 가까운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너무 심한거 아닌가? 음주운전도 나쁜거 아닌가”는 댓글도 좋아요가 많이 달렸습니다.

kt가 야구팬들의 비난을 무마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가지입니다. 앞으로 이런 추문이 일어나지 않도록 선수 관리를 철저히 하고 혹 사고가 재발했을 때는 보다 강력한 징계를 적용하는 것입니다. 그게 팀의 성적을 크게 좌우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탑스타일지라도 똑같이 적용돼야 할 것입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