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게임하려고 ‘미터법’ 익히는 미국인들

입력 2016-07-12 16:46 수정 2016-07-14 13:36

‘포켓몬고(포켓몬GO)’ 게임을 하려고 미국인들이 ‘미터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미국 IT 매체 기즈모도는 포켓몬고 게임이 미국인에게 은연중에 미터법을 가르치고 있다는 글을 11일(현지시간) 실었습니다. 

미국에 있는 수백만 명의 포켓몬고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려고 어쩔 수 없이 미터(m)를 익히고 있다는 얘깁니다. 미국은 길이의 단위로 미터(m) 대신 피트(feet), 야드(yard)와 마일(mile)을 씁니다.

미국에서는 여러 차례 ‘야드법’을 미터법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도량형에 이미 익숙해진 사람들의 반대로 번번히 시도가 좌절됐습니다.

미국이 거센 반발과 비용 문제를 이유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미터법을 사용하지 않아 국제사회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가운데 일부 미국인은 지난 6일 출시된 포켓몬고 게임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미터법을 익히고 있습니다.

포켓몬고는 포켓몬 캐릭터를 잡아 훈련시켜서 다른 이용자와 시합을 벌이는 증강현실(AR) 게임입니다. 포켓몬을 얻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사냥을 통해 직접 잡거나 알을 부화시켜 키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부화를 위해서는 일정 거리만큼 이용자가 직접 걸어야 하는데 이때 미터법이 사용됩니다.

사진=The Pokemon Company

알은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2㎞를 걸으면 부화하는 알부터 5㎞, 10㎞를 걸어야만 부화하는 알까지 있습니다. 미국인은 알을 부활시키기 위해 스마트폰을 들고 공원을 뛰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익숙하지 않는 거리를 미터로 계산하면서까지 말이죠. 먼 거리를 이동할수록 희귀한 포켓몬이 나올 확률은 더 커집니다.

문제는 알에 무엇이 있을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1시간에 32㎞ 이상 움직이면 거리가 산정되지 않습니다. 운전 중인 상태를 게임이 인식하기 때문에 차로 이동해서 거리를 채우려는 ‘꼼수’도 통하지 않습니다. 이 매체는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서 운동 삼아 여기저기 걸어다니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포켓몬고 게임이 굳건해만 보이던 미국의 ‘야드법’에 균열을 내고 미국인을 운동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