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전당대회 열리는 클리브랜드는 지금… 총격사건으로 ‘초긴장’

입력 2016-07-12 14:47 수정 2016-07-12 14:49
한 경찰관이 지난 11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총격에 희생된 경찰관들의 추모식에 참석해 촛불을 들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에는 벌써부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시위 중 경관 5명이 저격당한 댈러스 사건 이후 전당대회 기간에 총격 사건이 벌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경호를 맡고 있는 백악관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은 전당대회장(Quicken Loans Arena)과 주변에 총기소지를 금지하는 구역을 설정했다고 뉴욕타임즈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지난 1월 아이오와주 디모인의 드레이크대학에서 참전용사들과 만난 뒤 권투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우려가 커지는 이유는 오하이오가 총기 소지를 허용하는데다 전당대회 전부터 다양한 시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당대회장 밖에서 벌어지는 시위 중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세력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거나, 흑인 피살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경찰이 갈등을 빚을 경우 총기사고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다.

미국에서 규제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일고 있는 반자동 소총. 미국에서는 군대에서 사용되는 반자동소총도 쉽게 구할 수 있다. AP뉴시스

총기사고 우려가 높아지자 신변보호 수단으로 총기를 소지하겠다는 시민이 적지 않다. 일부는 사설경호원을 고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약준수단(Oath keepers)’ 같은 자경단은 시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무장을 한 채 클리블랜드에 출현할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더욱 긴장하고 있다.

이에 클리블랜드 경찰은 시위가 물리적 충돌이나 총기사고로 비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보안강화책을 마련했다.
 
경찰관 저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텍사스주 댈라스에서 지난 10일 백인 경찰관이 순찰을 돌며 거리에 나온 흑인 청년들과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를 지지하는 시민’의 팀 셀라티 국장은 “댈러스 사건 이후 총기를 휴대하고 전당대회에 가겠다는 사람이 많다”며 “시위를 하든 안 하든 나도 총을 갖고 갈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18일부터 21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한편 미시간호 연안의 소도시 세인트조지프 법원 3층 복도에서 총격전이 발생해 법정경위 2명이 죽고, 다른 법정경위 1명과 민간인 1명이 다쳤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2시30분쯤 재판을 받기 위해 구치소에서 호송된 재소자가 몸싸움 끝에 법정 경위의 총을 빼앗아 법정경위 2명을 쏴 죽였다. 이 재소자는 무장한 다른 법정 경위들의 사격에 현장에서 사살됐다. 총격전 직후 법관들과 법원 직원들은 긴급 대피했으며 법원은 폐쇄됐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시청사에 지난 8일 흑인 참전용사의 저격으로 숨진 경찰관을 애도하기 위해 조기가 걸려 있다. AP뉴시스

릭 스나이더 미시간 주지사는 현지 경찰 대신 주 경찰을 동원해 현장을 장악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들어 근무 중 총격으로 숨진 경찰은 27명으로 늘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6명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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