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신임 총리로 확정된 테레사 메이(59) 영국 내무장관은 11일 (현지시간) "성공적인 브렉시트 협상을 통해 더 나은 영국을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고 현지 BBC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의사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총리직 임명으로 영광스럽고 겸허한 마음을 가지게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메이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 유럽연합(EU) 잔류를 주장했으나, 적극적인 잔류 운동을 벌이지는 않으면서 탈퇴파와 잔류파 간에 중재 역할을 담당했다.
메이는 또 "영국 경제를 소수의 1%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경제로 만들어나가겠다"고 언급해 빈부 격차 해소에 적극 나설 방침을 시사했다.
메이는 데이비드 케머런 현 총리가 13일 버킹엄궁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찾아가 사직을 표한 뒤 취임하게 된다.
앞서 그와 보수당 대표 및 총리 경선에 함께 출마했던 안드레아 레드섬은 "정부를 이끌만큼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면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레드섬은 사임하면서 메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고, 보수당 경선위원회는 메이를 차기 총리로 확정했다.
당초 캐머런 총리는 보수당 경선이 끝나는 오는 9월 9일 총리직에서 물러나려 했으나 메이가 조기에 사실상 승자로서의 입지가 굳혀지면서 사퇴를 앞당기게 됐다. 메이의 취임식은 13일 저녁 열릴 예정이다.
레드섬이 경선을 포기한 최대 이유는 ‘설화’ 때문이다. 그는 지난 8일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메이는 자녀가 없기 때문에 (자녀가 있는) 내가 총리직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다”고 말해 큰 논란이 일었다. 레드섬은 이에 대해 사과했지만 유권자들부터 엄청난 사퇴 압력에 시달렸다.
영국 남부의 이스본에서 성공회 신부의 딸로 태어난 메이는 옥스퍼드대에서 지리학을 전공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에서 일하다 1997년 런던 서부 버크셔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예비내각에서 문화·교육을 담당했고 2010년 보수당 집권 이후 지금까지 내무장관을 맡고 있다.
그는 1980년 필립 메이와 결혼해 36년째 결혼생활을 유지해 오고 있다. 대학시절 동문인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소개로 남편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는 없고, 요리책을 100권 이상 가지고 있을 정도로 요리하기를 매우 즐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