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 자치구의 구의원이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를 해 망신을 당했습니다. 네티즌들은 구의원에게 “주민을 대표한다면서 기초적인 질서의식조차 갖추지 못했다”고 쏘아붙였습니다.
구의원이 얼굴을 들지 못하게 한 사연은 지난 10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주말마다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의 불법 주차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면서 구의원 차량과 명함 등을 찍어 공개했습니다.
글쓴이는 차량에 있는 명함을 보고 전화를 했지만 직접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적었는데요. 구의원은 1시간 가량 지난 뒤에 나타나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고 합니다.
도심 주택가의 불법 주차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한 동안 이웃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었죠. 이런 분쟁을 최소화 하기 위해 거주자 우선 주차제를 도입한 건데요. 하지만 주차 수요를 모두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의원은 미사를 드리기 위해 찾은 성당의 주차장이 좁아 불법 주차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당 측에서 공지나 현수막을 통해 차량 이용 자제와 주변 지역에 주차 금지를 알렸다는 글 내용으로 미루어 구의원은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 비난하고 과태료를 물리고 차량을 견인한다고 해서 주차난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절대 부족한 주차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 걸음이 아닐까 합니다.
강남구는 7월부터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에 잠시 주차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잠시’ 주차입니다. 거주자가 출근 등으로 주차장이 비었을 경우 차를 댈 수 있게 한 건데요. 단 차량을 이동해 달라고 요청할 경우 5분 내로 이행해야 합니다. 아니면 과태료에 견인까지 당할 수 있습니다.
불법 주차로 망신당한 구의원이 속한 자치구에도 ‘잠시 주차’제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그래도 욕을 먹었을까요? 아마 그가 남긴 명함을 보고 전화했지만 직접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하니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것 같습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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