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돈을 장판 밑에… 상반기 손상화폐 1조5151억

입력 2016-07-11 14:59
한국은행 제공

아직도 5만원권을 장판 아래 보관하는 사람들이 있다. 경기도에 사는 변모씨와 대구의 이모씨가 그랬다. 장판 아래 장기간 놔뒀다가 습기 때문에 지폐가 뭉개져 각각 1900만원, 800만원을 날릴 뻔 했다. 한국은행이 새 지폐로 바꿔줘서 손해를 면했다. 아무리 돈방석이 좋아도 돈은 은행에 넣어두는 게 좋다. 비록 쥐꼬리일 지라도 이자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2016년 상반기 1조5151억원 어치의 화폐가 못쓰게 되어 폐기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63억원 줄었다. 손상된 화폐를 새 것으로 다시 찍어내는 데만 219억원이 들었다고 했다. 한은이 기회 있을 때마다 돈을 깨끗하게 써달라고 부탁하는 이유다.

주요 손상 사유로는 불에 탄 경우가 3억9300만원, 장판 아래 눌림 및 습기로 인한 경우가 3억4800만원, 기름에 오염이 8200만원, 칼질로 조각난 경우 4600만원 순이다.

한국은행 제공

경기도의 한 업체는 회사 운영자금을 현금으로 가지고 있다가 건물에 불이나면서, 5만원권을 잔뜩 태워 총 1억원 어치를 교환해 가기도 했다. 경기도와 광주광역시의 재활용업체는 가전제품을 폐기하는 일을 하는데, 이때 동전이 꾸준히 나와 각각 160만원과 130만원을 바꿔 갔다. 강원도의 한 사찰에서도 관광객이 연못에 던진 주화를 모아보니 360만원어치가 되어 이를 교환해 줬다고 한은은 밝혔다.

한은이 손상화폐를 교환할 때는 기준이 있다. 앞뒷면을 모두 갖춘 은행권의 남은 면적이 원래 크기의 4분의 3 이상이면 액면금액 전액을, 4분의 3 미만에서 5분의 2 이상이면 액면금액의 반액을 교환해 준다. 5분의 2만 남아있다면 돈이 아닌 것으로 취급해 교환해주지 않는다.

[경제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