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불안에 지카까지… 2016 리우올림픽, 최악 흥행참패 우려

입력 2016-07-11 14:54
브라질 상파울루 경찰의 시위진압 / 사진=신화뉴시스

삼바와 카니발의 나라 브라질은 남미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개최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삼바의 선율이나 카니발의 열정이 무색할 정도로 올림픽 분위기는 냉랭하다. 개막일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8월 6일이다. 앞으로 한 달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관광객의 대이동은커녕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나 이벤트조차 거의 없어 잠잠하다. 올림픽 사상 최악의 흥행참패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브라질의 사회체계부터 자연환경까지 어느 한 곳을 지목할 수 없을 정도로 악재가 곳곳에 쌓였다. 가장 큰 악재는 단연 치안불안이다. 브라질공공치안연구소는 올해 1∼5월 올림픽 개최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4만8429건의 강도·절도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4~5분마다 1명씩 누군가가 강도나 절도 피해를 입은 셈이다. 같은 기간 동안 발생한 살인사건은 모두 2083건이었다.

 안 그래도 열악한 치안은 사회체계의 붕괴로 더 심각해졌다. 당장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부터가 부패의혹으로 올림픽 기간 중 직위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다룰 상원의 최종표결은 8월 중순으로 예정됐다. 올림픽은 같은 달 22일 폐막한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호세프 대통령을 대신해 집무를 보고 있지만 집권당의 부정부패, 정부 각료들의 부패수사 개입 의혹 등으로 사실상 통치력을 상실했다.

 브라질의 재정난은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소방관에게 급여를 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경찰차를 움직일 유류비용조차 받지 못한 경찰관들은 결국 지난달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리우데자네이루공항에서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은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 중이다. 프란치스코 도넬레스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는 지난달 18일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긴급자금을 투입하기 위해 ‘공공재난 사태’를 선포했지만, 경찰관 파업을 막지 못했다. 이런 치안부재 속에서 도심 총격전, 토막살해 사건이 외신을 타고 전해져 불안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운 좋게 범죄자를 만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모기를 인위적으로 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지난해 10월부터 브라질에서 창궐한 지카바이러스는 올림픽의 또 다른 악재다. 지카바이러스는 이집트 숲모기에 쏘이거나 감염자와의 성관계를 통해 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사율은 1% 수준으로 낮지만 2세의 소두증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 호주의 골프스타 제이슨 데이, 미국의 농구스타 스티븐 커리가 올림픽 불참사유를 지카바이러스 때문이라고 노골적으로 밝힐 정도로 불안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자연 속 위험요소는 또 있다. 해양오염도 심각한 수준이다. 병원들이 하수를 여과하지 않고 바다로 흘려보내면서 코파카바나 해변엔 항생제로 잡을 수 없는 슈퍼박테리아가 등장했다. 이 해변에선 철인 3종경기가 열린다. 요트경기가 열릴 예정인 구아바라만에선 흰색 요트의 밑이 검은색으로 변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기름막이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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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