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고프면 따먹어" 서울대 ‘단톡방’ 성희롱 파문

입력 2016-07-11 09:36 수정 2016-07-11 09:57

지난달 고려대에 이어 서울대학교 인문대 남학생들이 카카오톡 채팅창에서 여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와 인문대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11일 학내커뮤니티 등에 '서울대 인문대학 카톡방 성폭력 고발'이라는 대자보를 게시했다.

대자보에 따르면 인문대 소속의 남학생 8명은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같은 과 여학생들에 대한 성폭력성 내용의 대화를 주고 받았다.

남학생들은 몰래 촬영한 여학생의 사진을 올린 뒤 '박고 싶다'고 말하거나 ‘배고픈데 먹을 게 없냐’는 질문에 “○○○(동기 여학생 이름) 먹어”라고 하거나 “여자가 고프면 ○○ 가서 포도 따듯이 툭툭 따먹어” 라며 대화를 나눴다.

또한 이들은 '동기가 늦는다'고 말하자 "으휴 XX(동기 여학생 이름)이 정말 묶어놓고 패야함"이라며 여성혐오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성폭력 발언은 학내외를 가리지 않았다. 남학생들은 “(과외 요청이 들어온) 초등학교 5학년은 로린이(로리타와 어린이의 합성어)라…고딩이면 좋은뎅” “여자가 고프면 신촌주점 가서 따라” “슴만튀(가슴 만지고 튀기)” “몸이 좋은 여성들 봉씌먹(봉지 씌우고 먹다)” “ㅋㅋㅋ 먹버(먹고 버린다)는 가혹해” 등 성폭력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학소위와 대책위는 "여학우들이 성별에 근거해 생식기로 일컬어지거나 성행위의 대상으로 취급받은 것에 대해 분노를 표한다"며 "가해자들은 몰상식하고 저급한 언행으로 피해자들에게 정신적 상처를 줬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가해자들에게 실명을 기입한 대자보를 통해 공개적인 사과와 정기적인 인권·성 평등 교육을 받을 것을 요구하고 대학 본부에도 이들의 징계를 요구했다.

학교 관계자는 "해당 학과와 인권센터에서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을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사회뉴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