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16]두 번이나 운 호날두, 마지막은 '달콤'

입력 2016-07-11 07:54 수정 2016-07-11 08:01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한 경기에서 두 번이나 울었다. 두 시간 간격의 눈물은 다른 의미를 담고 있었다.

포르투갈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터진 에데르(릴)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이날 호날두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호날두는 전반 8분 만에 디미트리 파예(웨스트햄)의 거친 태클에 쓰러졌다. 무방비 상태로 있던 왼쪽 무릎을 가격 당해 상당한 통증을 느끼는 듯 했다.

전반 16분 한 차례 그라운드에 쓰러진 호날두는 9분 뒤 스스로 교체를 요청한 뒤 루이스 나니(발렌시아)에게 주장 완장을 건네주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유럽선수권은 그렇게 막을 내리는 듯 했다.

호날두는 무릎에 테이핑을 한 뒤 벤치로 돌아왔다. 다시 나타난 호날두를 울린 것은 동료들이었다.

호날두가 빠진 포르투갈은 당황하지 않았다. 프랑스의 파상공세를 온 몸으로 막아내며 빈틈을 엿봤다.

그리고 연장 후반 4분 만에 결실을 맺었다. 후반 막판 교체로 들어간 에데르(릴)가 벼락같은 오른발 슛으로 굳게 닫혀 있던 프랑스의 골문을 열었다.

호날두는 남은 시간 벤치를 박차고 나와 동료들을 독려했다. 

포르투갈의 우승이 확정되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 호날두는 다시 울었다. 부상으로 빠질 때와는 분명 다른 의미의 눈물이었다. 12년 전 유로2004에서 그리스에 패했을 때와도 분명 달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를 거치며 숱한 영광을 누렸던 호날두의 첫 번째 국가대표 메이저대회 타이틀이다. 포르투갈축구협회 설립 후 최고의 성공이기도 했다.

이번 우승으로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에도 바짝 다가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유로2016까지 거머쥐면서 사실상 모든 변수를 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