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에게 음식을 억지로 먹게 하는 이른바 ‘식(食)고문’을 일삼아 온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 어머니의 인터뷰가 네티즌들의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어머니는 방송에서 “아들을 낳았다는 이유로 국가에 바쳤는데 잃고 싶지 않았다”며 오열했다.
10일 SBS는 한 해병 부대에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가혹행위가 벌어져 군 검찰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하며 피해자인 이 모 일병과 그의 어머니의 인터뷰를 함께 전했다.
방송에서 이 일병은 선임이 사온 빵을 배고파서 먹다 걸려 식고문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사건 이후 선임들은 이 일병에게 양껏 밥을 먹게 한 뒤 빵 8봉지, 초콜릿 파이 1상자, 우유 3팩, 컵라면 2개를 강제로 먹이는 등 3일에 한 번 꼴로 10여 차례 식고문을 했다.
어떤 날은 밥을 먹고 난 뒤 피자 한 판에 과자 2봉지, 음료 1.5리터, 호떡빵 한줄, 아이스크림 1통을, 또 어떤 날은 식후 치킨 2마리, 초콜릿 파이 1상자, 과자와 빵 각각 3봉지씩, 음료 1.5리터 등을 먹였다.
이 일병은 방송에서 “체하는 건 일상이었으며 화장실에서 토를 하다 걸리면 죽는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부대 심리검사 결과 이 일병은 ‘자살 전 단계’라는 결과가 나왔고 견디다 못해 부모에게 사실을 털어놓고서야 문제가 알려졌지만 그때부터 부대 내 왕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일병의 어머니는 방송에서 “(선임들이) 아이의 몸무게를 90kg까지 찌우는 게 목표라고 했다. 내 아이가 짐승이냐”고 반문하며 분노했다. 그는 또 “내가 아들을 낳았다는 이유로 국가에 내 아들을 바쳤다”며 “진짜 난 아들을 잃고 싶지 않다. 내 머릿속에 난 아들을 잃고 싶지 않아. 그것밖에 없었다”며 호소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이 일병 어머니의 인터뷰에 공감을 표했다. “대한민국에서 아들 키워 나라에 봉사시켜봤자 남는 게 없다” “이런 식이면 어떻게 군대를 보내냐?” “이 일병과 어머니의 용기 때문에 천만다행으로 극단적인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사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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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