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하고 하나됩시다!" 회개와 화합 다짐한 '제8회 장로교의 날'

입력 2016-07-10 20:30
10일 경기도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에서 진행된 ‘제8회 장로교의 날’ 성찬식에서 한국 장로교 4개 교단장들이 손을 맞잡은 채 교단분립을 회개하고 화합을 다짐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왼쪽부터 최부옥(기장) 박무용(예장합동) 채영남(예장통합) 신상현(예장고신) 총회장) 용인=강민석 선임기자

“한국교회 하나 됨을 실천하자! 실천하자!” “국민출애굽으로 복음통일 실천하자! 실천하자!”

한국 장로교회 4000여명의 성도들이 경기도 용인 수지구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예배당을 가득 메운 채 ‘연합과 통일’을 외쳤다. 외침과 함께 저마다 손에 들고 있는 순서지를 펼쳐들자 예배당 전체가 거대한 파도처럼 ‘실천하자’란 문구로 넘실거렸다. 국민출애굽은 남북분단 등 이 땅의 현실을 출애굽기의 애굽 상황에 비유한 것이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대표회장 백남선 목사)는 10일 이곳에서 ‘제8회 장로교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백남선 대표회장은 개회사에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한국교회가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오직 은혜’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 민족의 복음통일을 이루자”고 호소했다.

한국 장로교회의 최대 연합행사인 만큼 각 교단 총회장들이 순서를 맡아 차례로 등단하며 올해 주제인 ‘한국교회 연합하여 국민출애굽, 복음통일 이루자’의 의미를 채워나갔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마땅한가’(벧후 3:11~13)를 주제로 설교한 박무용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은 “우리는 무엇이 기준인지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고 있다”며 ‘인간의 탐욕’을 그 배경으로 지적했다. 이어 “오직 성경만이 사람을 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기준”이라며 “장로교회 성도들부터 하나님 말씀에 목숨을 건다는 심정으로 이슬람과 이단, 동성애 등 이 시대의 위협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찬식 집례는 준비위원장인 채영남 예장통합 총회장이 맡았다. 채 총회장은 “거룩하신 성찬 앞에 우리 모두 주의 몸된 교회를 갈기갈기 찢은 것을 회개하고 하나되기를 선언하자”며 박무용(예장합동) 신상현(예장고신) 최부옥(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을 다시 등단시켰다. 네 사람은 “주님 우리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이제 하나 되겠습니다”라고 외치며 성도들과 통성으로 기도했다. 이어 서로 껴안고 악수를 나눴다. 한국교회 교단 분립의 아픈 역사 앞에 지도자들이 먼저 회개하고 화합할 것을 다짐하는 모습에 성도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안만길(예장합신) 문효식(예장국신) 김희신(예장피어선) 엄인제(합동동신) 김국경(합동선목) 총회장은 각각 기도 인도자로 나서 ‘100회 총회를 맞은 장로교회의 회개와 하나됨’ ‘진정한 개혁으로 맞이하는 종교개혁 500주년’ ‘한반도 평화통일과 통일의 미래세대’를 위해 기도했다. 장로교회의 영적 축제를 축하하기 위해 전용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과 여성삼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도 방문해 한국 장로교회가 이 시대의 빛과 소금이 돼 줄 것을 당부했다.

예배는 회원 교단 총회장들을 비롯한 모든 순서자와 협력기관장들이 무대에 올라 손을 맞잡은 ‘하나됨의 시간’을 통해 절정을 맞았다. 무대를 바라보던 4000여 성도들도 기립해 손을 잡은 채 찬송가 ‘사랑하는 주님 앞에’를 함께 찬양했다. 이어 박남수(예장개혁) 총회장의 선창에 따라 모든 참석자들이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서로에게 박수를 보냈다.

한장총은 ‘제8회 장로교의 날’을 맞아 한국교회 5000기도단을 출범하고 ‘탈북민 사회적응 및 생업 지원’ ‘통일인재 양성’ ‘북한 지역 농축산복합영농법 교육’ 등 탈북민들을 품고 통일의 사다리를 놓는 사역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예장합동과 통합 등 23개 장로교단이 가입돼 있는 한장총은 2009년부터 장 칼뱅의 탄생일인 7월 10일을 ‘장로교의 날’로 제정해 매년 연합행사를 치르고 있다. 용인=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