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상 최대 폭우도 이들의 사랑을 막을 순 없었습니다.
결혼식은 ‘일생일대의 행사’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모두가 호화스럽고 낭만적인 결혼식을 치르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부부는 예외였나 봅니다.
이 부부의 결혼식에는 음악도 없었고 하객도 없었습니다. 웨딩카조차도 없었다고 하네요. 중국 관영매체 인민망(人民網)은 지난 9일 허난(河南)성 신샹(新鄕)시에서 특별한 결혼식이 열렸다고 10일 보도했습니다.
왜냐고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친구는 물론 친지들조차 제대로 참석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300명이 올 예정이었지만 10명 정도가 참석했다고 합니다.
지난 9일 신샹시에 내린 비는 이례적이었습니다. 연 강수량이 554㎜ 정도인데, 지난 9일은 8시간 만에 422.3㎜의 비가 내렸다고 합니다. 이는 신샹에 10개월간 내리는 비의 양과 비슷하다고 하네요.
신부 저우티엔씨가 폭우가 내리는 걸 깨달은 건 오전 6시입니다. 서둘러 신랑에게 메시지를 보냈더니 “자신의 집 앞은 물이 허리까지 차올랐다는 답장이 왔다”고 했습니다. 결혼을 못 하는게 아닌가 두려워 눈물이 났지만 “오늘은 인생에 가장 중요한 날이지 않느냐”라는 신랑의 말을 듣고 결혼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결혼을 결정했지만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신부화장은 예정보다 4시간이 늦어졌고, 신랑은 오후 1시30분에야 도착했습니다. 신랑은 신발도 슬리퍼에 온 몸이 젖은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 모습을 본 신부 저우씨는 신랑에게 “하객이 없어도 괜찮다. 웨딩카가 없어도 괜찮다. 폭죽이나 꽃이 없어도 괜찮다. 설령 당신이 신랑의 모습이 아닐지라도 당신만 있으면 된다”며 “어떤 일이 벌어져도 당신과 결혼하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미용사가 친구들에게 알리면서 소문이 퍼졌다고 합니다. 매체는 호텔이 정전되고 요리사도 제때 도착하지 못했지만 두 사람은 행복한 표정으로 결혼식을 무사히 마쳤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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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