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8·9전당대회 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당권 레이스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서청원 의원이 출마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힌 뒤 세(勢) 싸움은 정점을 칠 전망이다. 막판 계파별 후보 단일화 움직임이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병국 한선교 의원이 10일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면서 출마를 공식선언한 후보만 5명이다. 정 의원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갑질의 시대를 끝내고 국민이 강한 수평의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오만한 갑질부터 없애야만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했다. 4·13총선 패인으로 “사익이나 계파적 이해관계”를 지목하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권력이냐 국민이냐를 선택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특정집단 분들에게 나와라, 나오지 말라고 굳이 얘기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서 의원 및 그의 ‘대항마’로 거론된 나경원 의원을 염두에 둔 듯 “누가 나오면 나오고 누가 추대해주면 나온다는 사람들이 위난(危難)의 새누리당을 바로세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당의 원조쇄신파로 불렸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멤버였다.
한 의원은 “당의 얼굴을 바꿔야 한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또 “친박(친박근혜)이 됐건, 비박이 됐건 가진 자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놔야 한다”며 “저는 원래 태생이 친박이기 때문에 계파 청산을 할 수 있다”고 했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 합류해 ‘원조친박’으로 분류됐던 한 의원은 이후 친박 주류와 멀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전대에선 계파별 후보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서 의원이 다음 주중 입장을 정리한 뒤 물밑 협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 측은 “당 화합과 정권 재창출 등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서 의원이 깊이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친박계 한 의원은 “서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면 일부 후보가 불출마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했다.
비박(비박근혜) 후보들도 서 의원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정 의원은 후보 단일화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하면서도 “이 레이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당을 사익이 아닌 공익,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거듭나게 한다는 데 뜻과 생각이 같다면 그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 중진의원은 “서 의원이 나온다고 해서 다른 간판을 세운다거나 ‘조직 선거’에만 몰입하는 것으로는 안 된다”며 “당을 바꾸려는 절박감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했다.
당대표 경선과 별도로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은 주목도가 다소 떨어져 있다. 당대표 경선 구도가 확실해진 뒤 대진표가 완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강석호 의원이 출마선언을 했고, 홍문표 정용기 이장우 의원 등도 출마를 검토 중이다. 여성 최고위원에는 이은재 박인숙 의원이, 신설되는 청년 최고위원에는 오신환 김성원 의원과 이부형 당 중앙청년위원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달아오르는 與 당권 레이스…막판 교통정리 가능성 등 변수는
입력 2016-07-10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