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사드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 역시 커지고 있다. 사드가 북한 위협에 대한 ‘만능 방어망’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0일 한 방송에 출연해 사드로 북한 중거리탄도미사일 ‘무수단’ 요격은 물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타격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또 “사드 1개 포대가 남한 2분의1에서 3분의2 정도 지역을 방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 발언에 따르면, 사드는 북한이 한국을 겨냥해 배치한 사거리 300~700㎞인 스커드 미사일 뿐 아니라 일본타격을 목표로 하는 사거리 1300㎞의 노동미사일, 사거리가 3000㎞이상인 무수단, 개발 중인 SLBM까지 북한 미사일의 80%이상을 막을 수 있는 막강한 방어체계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될 경우 군사적 효용성이 크다는 것은 분명하다. 한·미 양국 계획대로 2017년 말 사드가 배치되면 적어도 북한 미사일에 대해서는 현재 구축된 패트리엇 체계와 사드로 2차례 요격할 수 있는 다층방어망이 구성된다.
하지만 미사일 전문가들은 사드가 북한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드는 스커드 미사일은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 스커드의 최대속도는 마하 5다. 사드의 최대속도가 마하 8~8.5에 달하는 만큼 사드로 타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을 휴전선 가까운 곳에서 발사하면 수도권 도달시간은 수십초에 불과하고, 한반도 전역에 도달하는 데는 수분 밖에 안 걸린다. 사드가 대응하기까지 시간이 촉박하다.
사드가 중부권 이남지역에 배치되면 서울과 수도권 방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한다면 이는 전쟁을 의미하는데, 개전 초기 북한은 수십발의 미사일로 집중공격을 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사드 1개 포대에 배치된 미사일 48기로 방어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노동 또는 무수단 미사일의 경우, 북한이 높은 각도로 발사해도 사드가 요격할 수 있는 고도 40~150㎞안에 정확히 들어온다면 타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낙하속도가 마하 8을 넘으면 사드가 공격하기 힘들다. 오차범위가 큰 북한 미사일이 우리 군이 파악한 궤적을 벗어나면 타격은 불가능한 셈이다.
SLBM의 경우는 더 힘들다. 탐지가 어려운 잠수함의 전략적인 성격과 탄도미사일의 파괴력을 결합해 위협을 극대화하겠다는 게 SLBM 개발 의도다. 하지만 사드는 적 미사일이 어디서 발사됐는 지 탐지돼야만 파괴가 가능하다. 한·미 정찰감시장비들이 북한 잠수함 움직임을 샅샅이 감지한다 해도 이는 쉽지 않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사드 능력이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제한된 범위에서 미군기지 및 인근지역 보호가 가능하다는 본래 역할이 충실히 이해됐다면 차분하게 협의할 수 있는 사안이었는데, 한반도 배치 정당화 논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과대포장되고 정확한 성능이 검증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사드는 만능의 보검인가
입력 2016-07-10 1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