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사드 반대 목소리 온도차

입력 2016-07-10 16:04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결정과 관련해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제1야당인 더민주는 조건부 찬성 입장인 가운데 정부의 ‘결정 과정’을 문제 삼는 반면, 나머지 야당은 배치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기자단 오찬에서 “더민주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며 “적극적으로 반대해야 한다. 절차를 꼼꼼히 따져봐서 필요하면 (정부 결정을) 무효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또 “사드 배치는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의 정체성과도 전혀 맞지 않다. 문 전 대표가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대선 준비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정의당은 아예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정부가 실무 작업을 즉각 중단할 것으로 요구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사드 배치는) ‘국가안보정책에 관한 협정’에 준하는 국회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여야 4당 대표회담을 제안했다. 심 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제1야당이 중대한 국가안보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제시해야한다”며 더민주를 압박하기도 했다.

더민주는 그러나 정부의 결정 절차만 문제 삼고 있다. 더민주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독단적이고 섣부른 결정으로 논의 자체를 차단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찬반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당론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야당 사이의) 입장 차이를 부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향후 절차를 생각해보면 어느 당이나 다르지 않은 태도”라고 설명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