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SLBM 발사, 수중 사출은 이번에도 성공, 초기비행은 미흡

입력 2016-07-10 16:02

북한이 9일 오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해당 발사체는 수중에서 물 밖으로 쏘아 올리는 ‘수중 사출(射出)’에는 성공했지만 정상적인 궤도 비행에는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9일 오전 11시30분쯤 함경남도 신포 동남방 해상에서 SL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신포급(배수량 2000t급) 잠수함에서 발사돼 물 밖에서 점화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초기 비행에 실패해 10여㎞ 고도에서 공중 폭발한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 군 당국은 이번 발사가 실패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SLBM은 지상 사출, 수중 사출, 비행시험, 유도장치를 통한 목표물 타격 등 4단계의 시험 단계를 거쳐 실전 배치된다. 북한이 비행시험 단계에 진입했지만 기술적인 완성도는 아직 떨어진다는 게 군 당국의 평가다.

다만 북한의 발사 의도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한·미 양국의 사드(THAAD) 한반도 배치 발표와 미국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제재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일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사드로는 수중 발사체계인 SLBM을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북한이 ‘보여주기식’ 발사를 감행했다는 시각도 있다. 우리 군으로서는 해상 또는 수중 킬 체인 구축에 대한 고민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북한이 올 들어 SLBM을 발사한 것은 지난 4월23일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발사된 SLBM도 수중 사출에는 성공했고, 약 30㎞를 비행한 뒤 공중 폭발했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시험 발사를 계속하면 이르면 1~2년 내에 실전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안보리 결의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요구에 반해 SLBM을 시험발사하는 도발을 또다시 감행한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주한미군 사드 배치 결정과 같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연합방위능력을 바탕으로 한 대북억지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