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호텔 수석 셰프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채식주의자들 모르게 고기를 넣어 음식을 만들었다"는 댓글을 달았다가 해고됐다.
7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더비의 3성급 '리틀오버 랏지' 호텔에서 수석 셰프로 근무했던 알렉스 램버트(30)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채식주의자들을 화나게 만드는 글을 올렸다.
발단은 '채식주의자가 소수자인가'를 두고 벌어진 논쟁이었다.
램버트는 채식주의자인 한 여성과 댓글로 다투다가 "채식주의자들에게 고기 먹이는 일을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 한다. 그들은 내가 이런 음식을 주는지 모른다"고 했다.
댓글을 본 채식주의자들은 호텔 로비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식육가공품을 먹지 않겠다고 선택한 자신들의 권리를 램버트가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을 알게 된 전 세계 채식주의자들도 호텔 측에 램버트를 해고하라고 요구했다.
호텔 측은 성명을 내고 "램버트와 관련된 모든 혐의를 조사한 결과 우리 호텔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어떠한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램버트가 쓴 댓글 때문에 우리 호텔은 그와의 근무 계약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호텔 총지배인 니콜라스 크룩스는 램버트의 댓글을 두고 "완전 멍청한 짓"이라며 "그 댓글들은 우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램버트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말들이 모두 거짓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셰프였던 9년 동안 채식주의자에게 동물성 식품을 먹인 적이 없다"며 "나는 열과 성을 다해 일했고 언제나 진지하게 임했다. 그 댓글들은 홧김에 한 얘기"라고 했다.
그러나 해고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英, 호텔서 "채식주의자 몰래 고기 넣었다" 댓글 달았다가 해고
입력 2016-07-10 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