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자살하는 게 좋을걸”… 필리핀 대통령의 살벌한 첫 인터뷰

입력 2016-07-08 17:56 수정 2016-07-10 15:48
‘필리핀의 트럼프’라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당선 후 첫 공식 인터뷰에서 마약상과 결탁한 관료를 향해 뱉은 말은 “자살하라”였다.

8일 필리핀 GMA뉴스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밤 국영방송 PTV4를 통해 방영된 당선 후 첫 인터뷰에서 마약 매매 용의자와 이들의 뒤를 봐주는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경찰관의 명단을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공약인 범죄척결 의지를 강조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그는 “많은 지방도시의 시장들이 불법 마약밀매에 연루돼 있다”며 “마약상과 이들의 ‘보호자’는 불법행위를 멈추고, 자살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사진=PTV 캡처)

인터뷰에 앞서 두테르테는 마약 밀매와 연관된 혐의가 있는 전·현직 경찰 고위간부 5명을 공개하며 수사를 지시했다.

그는 중국인 마약상에게도 과격한 표현으로 맹비난을 퍼부었다. 중국 폭력조직 삼합회 출신으로 필리핀에서 활동하다 해외로 도주한 ‘재규어’라는 마약상에게는 “필리핀에 돌아오지 마라.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죽는다”고 했다. 또 교도소에 수감된 중국인 거물 마약상 2명에게도 “탈옥할 생각 마라. 교도소 밖으로 나오려다가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마약상의 암살 위협을 언급하며 “내가 죽어도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연연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