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제이슨 본’의 주연배우 맷 데이먼은 한결 여유가 있었다. 유머와 재치가 넘쳤다. 기억을 잃고 전 세계를 방황하던 요원 제이슨 본, 맷 데이먼(46)이 9년 만에 ‘본’ 시리즈로 복귀했다. 27일 국내 개봉을 앞둔 ‘본’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 ‘제이슨 본’(감독 폴 그린그래스)으로 돌아온 것이다.
데이먼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호텔에서 열린 ‘제이슨 본’ 기자회견에서 “16년 전에 이 시리즈를 찍을 때는 어렵고 힘들게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매우 준비가 잘 돼 즐기면서,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45살의 제이슨 본과 29살의 제이슨 본은 달라요. 하지만 나이와는 무관하게 이번 영화에서 뛰고 도망가고 추격당해야 했고,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했어요. 쉽지 않았죠.(웃음)” 데이먼이 ‘본’ 시리즈의 첫 번째 영화 ‘본 아이덴티티’(2002) 촬영에 들어갔을 때가 29살, ‘제이슨 본’ 촬영에 들어간 나이가 45살이다.
데이먼은 2007년 ‘본 얼티메이텀’을 끝으로 이 시리즈를 마쳤을 때 제이슨 본으로 그의 복귀를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본 슈프리머시’(2004)와 ‘본 얼티메이텀’을 연출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당시 “이 시리즈에 복귀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데이먼도 “그린그래스 감독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벤저스’ 시리즈의 ‘호크아이’로 유명한 제러미 레너가 주연을 맡은 이 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 ‘본 레거시’가 흥행 성적과는 별개로 평단의 혹평을 받으면서 데이먼과 그린그래스 감독을 찾는 팬들의 요구가 많아졌다. 이에 두 사람은 지난해 재결합했다. 이 시리즈의 영광을 함께했던 스태프들도 다시 뭉쳤다.
데이먼은 “나이가 들면서 오래된 친구들과 다시 만나 영화를 한다는 건 쉽지 않은 기회라는 걸 알게 됐다. 그린그래스 감독의 스타일, 영화에 대한 접근 방식 등 모든 게 맘에 든다.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우리가 얻어낸 멋진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롭게 합류한 유능한 사람들이 있다. 토미 리 존스, 뱅상 카셀이 그런 사람들이다. 아마 매우 신선한 영화이자 이 시리즈를 사랑했던 관객이라면 느낄 수 있는 친숙함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먼은 “이전의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스펙터클한 액션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멋진 일대일 격투장면, 멋진 카체이싱신(scene)도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찍은 차 170대가 부서지는 장면도 있다”고 했다. 데이먼은 “언젠가는 더 젊고 새로운 제이슨 본이 나타나게 될 것이고, 나는 교체가 될 것이다. 이 시리즈가 리부트되는 것도 괜찮다. 내가 나오는 영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