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혈당약 'DPP4-억제제', 당뇨 망막증 되레 악화

입력 2016-07-08 13:31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떨어뜨리기 위해 먹는 혈당강하제가 당뇨 합병증인 ‘망막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팀(선도형 세포치료연구사업단 이춘수 박사)은 사람 세포와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먹는 혈당강하제 ‘DPP4-억제제’가 대조군에 비해서 망막혈관 병증을 유의하게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과학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6일자에 발표됐다.

당뇨병은 심장 및 뇌혈관계 질환, 콩팥기능 부전, 망막혈관병증 등의 합병증을 동반한다. 적절한 혈당관리는 이런 합병증은 물론 사망률을 줄여준다. 이를 위해 다양한 경구용 혈당강하제들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당뇨병 유병률이 급증하면서 경구용 혈당강하제의 사용량도 폭발적으로 늘었고 일생동안 투여하는 약이어서, 약제의 안전성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됐다.

DPP4-억제제는,혈당을 낮추는 ‘인크레틴’ 분해를 억제해 인크레틴 혈중 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혈당을 떨어뜨리기에 당뇨병 약제로 시장에 출시돼 가장 판매량이 많은 약으로 등극했다.

그런데 연구팀이 DPP4-억제제가 ‘SDF-1α(Stromal cell Derived Factor)’의 분해도 억제해 조직 및 혈액내 농도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SDF1은 신생혈관 생성을 증가시키는 물질이다. 따라서 DPP4-억제제 투약으로 망막 조직 세포에서 분비하는 SDF의 분해가 억제돼 쌓이면 망막혈관내 신생 혈관이 만들어져서 망막혈관병이 악화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망막혈관실험에서 DPP4-억제제를 투약 받은 쥐는 위약을 투약받은 쥐에 비해서 망막 혈관의 누수 및 누혈 현상이 3배나 증가했고 신생혈관 생성이 현저히 증가했다. 특히 당뇨를 유발한 쥐 모델에서는 망막병증이 1.5배 증가했다. 이러한 악화 효과는 SDF 인자를 누적시킨 결과였다.

김효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서 DPP4-억제제는 당뇨병 환자에서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악화시킬 개연성이 충분하다”면서 “이 약을 사용하는 경우는 정기적으로 망막병증 추이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