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던 50대 여성이 위 내시경 검사를 받으려고 병원에서 프로포폴 수면마취를 받다 돌연사했습니다. 유족들은 의료사고라며 병원 과실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병원은 그러나 ‘어차피 다른 병원서도 비슷한 사고를 겪었을 것’이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유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8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장욱표(58)씨는 전날 밤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위내시경 받다 사망한 아내, 어딜 가나 같을 거라는 병원측, 죽는 게 팔자라는 건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장씨는 아내 정모(54)씨가 지난달 28일 부산 사하구 A병원에서 건강검진 차 위내시경을 받기 위해 수면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투약 받은 뒤 숨졌다고 전했습니다.
본인도 간암 투병중이라는 장씨는 “두 딸과 천사 같은 아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는데 멀쩡하던 아내가 위내시경을 받으려고 병실에 들어간 직후 숨졌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회복실을 통해 본 아내의 얼굴은 온통 파란색이었으며 온몸이 부은 채 의식을 잃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는데요. 아내와의 생이별로 하루아침에 집안이 풍비박산됐는데도 장씨는 병원이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한다고 항의했습니다.
장씨는 병원이 간호기록을 폐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의 진술 또한 일치되지 않았는데도 병원은 ‘매뉴얼대로 했다’고 했다는군요.
장씨는 “딸들은 엄마 죽음에 정신을 못 차리고 저도 며칠째 밥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행복한 가정의 엄마가 죽었는데 누구하나 잘못했다는 사람이 없다”면서 “병원은 오히려 이런 항의를 하는 우리를 향해 병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둥 영업방해라는 둥 위협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KNN은 지난 5일 ‘내시경 수면 마취하던 50대 사망 논란’ 제하의 기사에서 장씨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KNN의 보도 영상에는 “저 분은 우리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 가서도 똑같은 현상이 있었을 것이다. 의사들도 다 그렇게 보더라고요. 우리는 매뉴얼 상에서 문제가 없다. 그것은 공권력이 있는 곳에서 판단을 받아서”라고 말하는 병원 관계자의 발언이 담겨 있습니다.
장씨는 이를 두고 “제 아내를 죽게 한 그 병원과 의사들. 결코 용서할 수 없다. 그들은 의료사고라는 허울 좋은 방패 뒤로 숨어서 그들의 살인행위를 정당화하려고 한다”면서 “그들은 우리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에 가서도 똑같은 현상이 있었을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있다. 저와 같은 일을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의료사고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거듭 호소했습니다.
네티즌들은 “다른 병원에서도 숨졌을 거라니, 그렇다면 애초부터 수면 내시경 하지 말았어야지” “애꿎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잘못이 없다고 발뺌하다니, 이러니 헬조선이라 그러지” “부디 힘내시고 꼭 싸워 이겨주세요”라며 장씨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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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