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원 16명 태운 자메이카 배,러시아 억류...열악한 노동 환경 원인

입력 2016-07-08 09:30

북한 선원들을 태운 자메이카 선적 배가 최근 러시아 나홋카 항에서 억류됐다고 미국의소리(VOA)이 8일 보도했다.

자메이카 선적의 '뉴훈춘' 호가 6일 러시아 나홋카 항에서 억류됐다고 VOA가 전했다. 중국 회사가 실소유주인 이 선박에는 북한 출신 선원 16 명이 타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출발해 러시아 나홋카 항에 입항한 뉴훈춘 호는 중국으로 출항할 예정이었다.

이 선박을 검색한 러시아 극동지역 선원노조 측은 7일 인터넷 웹사이트에 배에 탄 북한 선원들의 권리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 해당 선박을 억류해 달라고 나홋카 항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선원노조 측은 뉴훈춘 호의 소유주가 ITF와 단체협약을 맺지 않았을 뿐더러 북한 선원들의 고용계약서도 만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선원노조는 그러면서 뉴훈춘 호가 이른바 '편의치적' (Flag of Convenience)에 해당하며, 소유주가 이를 통해 선원들의 노동 조건과 환경 등을 임의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편의치적은 규제를 피하고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주가 자신의 국적이 아닌 파나마, 라이베리아, 자메이카 등 다른 나라에 선적을 등록하는 제도다.

러시아 선원노조 측 발표에 따르면 뉴훈춘 호의 북한 선원들은 노동계약서 없이 최저임금인 월 500 달러를 받았고, 식사는 하루에 4~5 달러짜리를 먹었다고 한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 선주들이 최저임금으로 선원들을 고용하면서 비용을 더 아끼려고 뉴훈춘 호처럼 선원들의 근무 여건에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노조 측은 선주에게 ITF와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선원들의 노동계약서를 만들 필요성을 알리는 통지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