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선거, ‘여성 vs 여성’ 대결 압축

입력 2016-07-08 08:42 수정 2016-07-10 15:13
왼쪽부터 영국 보수당 소속의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 안드레아 레드섬 에너지부 차관. 사진=AP뉴시스

차기 총리가 될 영국 집권 보수당의 당대표 본선에 나갈 후보 2명이 모두 여성으로 압축됐다. 이로써 영국에서는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후 26년 만에 여성 총리가 등장한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후보 3명이 참여한 가운데 보수당 대표 선거 2차 경선에서 테레사 메이(59) 내무장관이 199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보수당의 하원의원은 330명이며 이 가운데 329명이 표결에 참여했다.

메이에 이어 안드레아 레드섬(53) 에너지부 차관이 84표로 2위를 차지했다. 1차 경선 때 3위였던 마이클 고브(48) 법무장관은 이번에도 46를 얻는데 그쳐 3위를 차지해 경선에서 탈락했다.

레드섬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주도했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강하게 지지 의사를 밝힌 후보다. 당초 고브 장관이 2위를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존슨의 지지에 힘입어 깜짝 2위로 본선전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고브는 존슨을 지지하려다 본인이 출마한 케이스로 총리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정치적 이미지만 타격을 받게 됐다.

보수당에서는 당원 15만명이 오는 9월 8일까지 우편투표를 통해 차기 총리를 선출한다. 의원만 참여한 경선에서는 메이가 압도적 표차로 1위를 차지했지만, 당원 중에는 여전히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이들이 많아 메이의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최근 브렉시트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 운동 과정에서 메이는 EU 잔류 입장을, 레드섬은 탈퇴 입장을 지지해 보수당 총리 선출 역시 ‘브렉시트 2라운드’ 선거 성격이 짙어졌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