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왕따’는 교사가 만든다?” 경제력으로 편갈라

입력 2016-07-08 08:00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서나 존재하는 '왕따'는 북한도 예외가 아니라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8일 보도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때로부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학급마다 자연스럽게 패가 갈리고 간부 집 자녀들과 돈 많은 집 아이들이 한 곳에 뭉치고, 못사는 집 자녀들도 저들끼리 한 곳에 자연스럽게 어울린다고 뉴포커스는 전했다.

북한 초등학교는 입학과 동시에 제일 먼저 임시 반장과 학부형위원장을 선출한다고 한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정치적 조직에 망라되지 않기 때문에 반장에 대한 임명권은 전적으로 담임교사에게 쥐어진다고 뉴포커스는 전했다.

교사는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아이를 반장으로 지명한다고 한다. 선택된 학생의 부모는 당연히 학부형위원장이 된다. 자식이 반장직책을 오랫동안 유지하려면 부모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렇게 임시반장이 된 학생들이 2학년에 진급하여 소년단조직으로부터 정식 열성자로 선출된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한 번 선출된 임시반장 자리가 부모의 노력과 열성에 따라 영원히 유지 될 수 있다. 한마디로 부모가 담임교사에게 얼마나 많은 경제적 지원을 주었느냐에 따라 앞으로도 자식이 소년단 열성자로 계속 승진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된다.

교사는 칠판 한쪽에 토끼 가죽을 바치지 못한 학생들이 이름을 일부러 써놓고 전체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한다. 수업이 끝나도 집에 돌려보내지 않고 벌을 세운다. 벌을 서는 아이들은 머리를 들지 못하고 죄지은 자세로 아래만 내려다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토요일 같은 경우 다른 아이들은 수업이 끝나 일찍 집으로 돌아가는데 과제를 못한 아이들을 복도에서 벌을 선다.

이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과제를 못한 학생들은 자연스레 위축되고 축에 끼우지 못하고 늘 뒤처진다 학교마다 학년별로 배정된 교과서가 전체 학생의 절반도 안 된다. 교사는 교과서 공급도 외화벌이 순위로 내주는데 과제를 못한 아이들은 교과서도 받지 못한다. 교과서가 없으니 제시된 숙제도 풀지 못한다.

한편 학부형위원장은 담임교사와 자주 만나 학급운영에서 제기되는 경제적인 문제를 토론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토론은 교사의 개별적인 부탁이다. 예하면 교사 집에 겨울 화목이 떨어졌다거나, TV가 고장이 나서 새것으로 구매해야 한다는 등 학교문제와는 상관없는 문제다.

교사가 집안 사정을 이야기하면 학부형위원장은 다음 날 부모들을 소집하여 회의를 진행한다. 위원장은 교사의 부탁내용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빙빙 에돌아 말한다. 교사가 사정이 어려운데 우리가 힘껏 도와줘야 도리가 아닌가, 일 인당 얼마씩 부담하여 해결해주자고 호소한다.

교사는 학부형위원장의 요구에 불응한 자녀들은 조그마한 잘못도 크게 포장하여 학생들 앞에서 망신 주고, 따로 불러 내여 교무실 청소와 복도청소도 시킨다.

그러다보니 어린 학생들도 교사의 행동과 관심에 따라 자신이 처지를 실감한다. 결국, 학교 내 존재하는 왕따의 배후조종자는 교사라고 이 매체는 주장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