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이버도박으로 연 1조원 벌어들여

입력 2016-07-07 15:46

북한이 사이버 도박업체를 운영하는 등 사이버상 불법행위로 매년 벌어들이는 돈이 1조원에 육박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7일 국군기무사령부가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주최한 ‘제14회 국방정보보호·암호 컨퍼러스’에서 “북한이 도박프로그램 개발 및 판매로 1조원 상당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북한이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거점을 마련한 뒤 이곳에서 적극적으로 사이버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해외거점들은 무역회사로 위장해 평소에는 도박사이트 운영이나 도박프로그램 제작으로 돈을 벌다가 공격지시가 떨어지면 목표대상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13년 악성코드가 삽입된 북한의 도박 프로그램을 구매해 국내에 반입한 혐의로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2014년에는 캄보디아에서 북한 국적자 15명이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현지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유 원장에 따르면 당시 캄보디아 경찰이 압수한 돈은 100억원에 이른다.

유 원장은 “북한 통일전선부가 직접 사이버 댓글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160개 해외친북사이트와 1000개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사용해 유언비어와 흑색선전 등 활발한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현천 국군기무사령관은 개회사에서 “북한은 1990년대 초부터 사이버 전사를 체계적으로 양성해 현재 6000여명의 사이버전 전문 인력을 운용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전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조 사령관에 따르면 북한은 올들어서도 1월에 청와대 사칭 해킹메일을 유포하고, 2월에는 군 주요 직위자의 스마트폰 해킹을 시도했으며, 4월과 5월에는 대한항공과 한진중공업 등 주요 방산업체를 해킹하는 등 사이버공격을 지속해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