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벌진트 자백? 선수친 거였네” 음주운전 현장 포착

입력 2016-07-07 10:28

음주운전 사실을 SNS에 털어놓은 힙합 뮤지션 버벌진트(본명 김진태·36)의 경찰 적발 당시 모습이 공개됐다. 그의 자백을 놓고 불거진 ‘진정성 논란’은 타당한 지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6일 방송된 KBS 2TV ‘추적 60분-도로 위의 묻지마 살인? 음주운전’ 편은 지난달 13일 오후 9~11시 전국에서 일제히 진행된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따라갔다. 이때 음주 단속을 피해 우회하려던 벤틀리 한 대가 단속반과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버벌진트가 탄 차량이었다.

마스크를 쓴 채 경찰 단속에 응한 버벌진트는 “집에서 맥주 세 캔 정도 마셨다. 술이 떨어져서 잠깐 집 앞에 술을 사러 나왔다”고 말했다. 왜 대리를 안 불렀냐는 질문에는 “집 근처라서 안 불렀다. 내가 잘못 생각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음주측정 결과 그의 혈중알콜농도는 0.067%였다.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다.


제작진은 버벌진트에게 다가가 “공인이시잖나. 방송에 나가게 될 텐데 한 말씀 해주시라. 아까 도망간 것에 대해서도 할 말 없나”라고 물었으나 그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분명 제작진은 현장에서 방송 사실을 알린 것이다.

앞서 버벌진트는 지난달 19일 자신의 SNS에 “지난 16일 집 근처에서 음주운전을 하고 적발됐다. 100일 면허정지 처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는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내용의 고백글을 올렸다.

그는 “이런 사실은 숨길 수도 없으며 숨겨져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 부끄러운 글을 올린다”며 “다시 한 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본인 양심에 따른 자백이라는 걸 강조한 셈이다.

연예인이 음주운전을 하고 SNS에 스스로 밝힌 경우는 처음이었기에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사고 직후 ‘추적 60분' 카메라에 포착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진정성 논란이 일었다.


당시 소속사 측은 “추적 60분에서 방송되기 전 선수를 친 것이라는 오해는 정말 억울하다. 버벌진트는 당시 상황이 찍힌 줄도 몰랐다. ‘어떤 카메라가 있었다’고만 얘기해 경찰 자료용이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추적 60분 방송에서는 음주운전의 실태를 낱낱이 파헤쳤다. 누군가는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했고, 어떤 이는 두 다리를 잃어 평생 걸을 수 없게 됐다. ‘도로 위 묻지마 살인’과도 같은 음주운전 가해자들에 대한 조치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고 제작진은 지적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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