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정부 대변인 “남한 내 美핵무기 모두 공개” 등 5개항 요구

입력 2016-07-07 08:32

북한은 7일 정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영도를 따르는 노동당, 군대, 인민의 의지라고 강조하면서 미국과 한국 정부에 대해 비핵화를 위해 5개항을 먼저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정부 대변인이 요구한 5개항은 ▲남한 내 미국의 핵무기 모두 공개 ▲남한 내 모든 핵무기 및 기지 철폐와 검증 ▲미국의 핵타격수단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는다는 보장 ▲북한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불사용 확약 ▲핵사용권 가진 미군철수 선포 등이다.

북한 정부 대변인은 "우리가 외세의 핵위협과 핵선제공격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강위력한 억제력을 갖춘 것도 조선반도에 영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나아가 반도 전역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필수불가결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했다.

북한 정부 대변인은 지난 5월 7차 당대회에서 "자주권이 침해되지 않는 한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고 핵전파방지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전 세계 비핵화 실현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대변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남조선 당국이 우리의 핵이 조선반도와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며, '북 비핵화' 선행을 요구하는 등 내외여론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주장하는 비핵화는 조선반도 전역의 비핵화이며, 여기에는 남조선 핵페기와 남조선 주변의 비핵화가 포함되어 있다"면서 "미국과 대적하기 위해 우리가 수소탄까지 포함한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핵탄두를 보유하고 최첨단 전략타격수단들을 갖춘 것은 응당하고 필연적"이라고 했다.

그는 또 "우리는 세계의 정의와 량심에 묻는다"면서 "어찌하여 핵으로 우리 민족, 우리 겨레에게 막대한 불행과 희생을 들씌운 미국에 대해선 단 한 번도 핵포기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그 최대 피해자인 우리에 대해서만 핵을 내려놓으라고 강박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원칙적인 요구를 외면하면 우리의 핵은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되고 고도화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