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명예교수가 "법인세 인상은 국민의 부담으로 연결된다"는 주장에 대해 사이비 경제학(부두경제학·Voodoo Economics)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5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바로 이런 게 Voodoo Economics(사이비 경제학)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교수는 "4일 뉴스를 통해 법인세율 인상과 관련된 국회토론을 보면서 부두 경제학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다"며 한 국회의원이 '법인세는 기업이 내는 세금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법인세는 결국 국민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주장한 것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이 말 그 자체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지만, 문제는 법인세율 인상 반대의 근거로 사용될 때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발언을 한 의원은 법인세가 부자들이 부담하는 세금인 줄 알지만 실제로는 서민들이 부담하는 세금이다라는 점을 사실인 양 말하고 있지만 엄밀한 이론적 검증을 받은 주장이 아니라서 문제다"라며 "순수하게 이론적으로만 보면 법인세는 상품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자로 전가될 수도 있고 임금하락으로 근로자에게 전가될 수 있지만, 실제로 전가가 일어나는지 어느 정도로 전가되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진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법인세 부담이 서민들에게로 전가된다는 것은 이론적 가능성에 그치는 말일 뿐 실증분석을 통해 확립된 명제가 아니다"라며 "국회의원이 마치 실제로 입증된 사실인 양 발언함으로써 현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황교안) 국무총리가 답변을 하면서 법인세율을 올리면 투자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답변한 것도 부두경제학의 좋은 사례다"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법인세율 인상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좀 더 엄밀한 이론적 근거를 찾아보고 주장하라"며 "자신의 믿음을 정당화해 줄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찾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