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을 처음 보도한 시카고트리뷴의 기사부터 보시죠.
강정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 A씨(23)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모바일 성인 채팅앱인 ‘범블’을 통해 강정호에게 접근했습니다. 범블은 여성이 먼저 남성에게 말을 걸도록 돼있습니다. 강정호는 앱을 다운로드해 휴대전화에 깔았을 뿐, 먼저 여성에게 접근한 것은 아닙니다. 앱은 한국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를 지원합니다. 두 사람이 영어를 사용했는지 한국어를 사용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A씨는 강정호와 채팅을 했고, 초대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A씨는 그날 밤 10시쯤 강정호가 묵는 W호텔로 찾아갔습니다. 그곳에서 강정호가 건넨 술을 마셨고 15~20분 뒤 정신을 잃었다는군요. 이어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는 집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도 정신을 똑바로 차릴 수 없었다고 합니다.
A씨는 이틀이 지난 지난달 19일 병원에 찾아가 ‘레이프 키트(rape kit)’ 검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레이프 키트는 보통 성폭행 증거를 채집할 때 사용됩니다. 정액이나 타액 등 성폭행 혐의를 입증할만한 게 있는지 찾는 것이죠.
A씨는 10일이 지난 뒤에야 경찰서에 정식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성폭행 신고가 접수됐지만 시카고 경찰은 6일 오후 현재까지도 아직 강정호에 대한 조사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아직 정식 조사가 시작되지 않은 만큼 신고여성에 대한 신상정보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A씨가 한국인인지 여부가 오르내리고 있지만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채널A는 A씨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여성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알려진 사실입니다. 네티즌들은 이 사실들만 놓고 볼 때 A씨에게 수상한 점이 있다고 봅니다.
우선 A씨가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왜 만 하루가 지난 뒤에야 병원을 찾아갔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통상 성폭행 피해자의 경우 체액 채취 등을 위해 최대한 빨리 경찰서나 병원을 찾아가는 게 상식입니다.
두 번째는 경찰에 신고한 시점입니다. 명확하진 않지만 A씨가 현지 경찰에 신고한 시점은 지난달 27일이나 29일로 추정됩니다. 신고 시점이 사건 발생 시점과 너무 멀어 의심스럽다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레이프 키트 검사 결과를 기다린 것 아니냐고 하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경찰에 먼저 신고하고 검사하는 게 순리에 맞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현지 경찰이 적극 수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A씨 신고가 접수된 지 7~9일 지났지만 경찰은 수사 일정조차 잡지 않은 상태입니다.
네 번째는 구단의 태도입니다. 강정호는 보도가 된 직후에도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선수들의 성범죄에 매우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는 지난 4월 잇따르는 선수들의 성범죄 근절을 위해 자체 처벌을 강화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때문에 스포츠스타의 성범죄에 경찰 또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야구팬들은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는 점에 대해 혐의를 확인하기 어렵거나 혹은 신고 내용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 아닐까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우리 네티즌뿐만 아니라 현지 야구팬들 역시 A씨의 행적을 의아하게 여기는 눈치입니다. 관련 기사에는 “10일이나 기다려서 경찰에 신고했다고? 데이팅 앱으로 (먼저 접근하고) 호텔을 찾아갔다고?(Waited 10 days before reporting it to police?? Dating app and you go to a hotel room - can you say hooker?)”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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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