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디어리서치회사 모닝컨설트(Morning Consult)에 의뢰해 즐겨 먹는 식품 50여 가지를 미국인이 얼마나 건강한 식품으로 인식하는지 조사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인 영양학자에게도 같은 식품이 얼마나 건강한지 물어 일반인의 생각과 비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케일, 사과, 오트밀은 일반인과 전문가 모두에게 건강한 식품으로 인식됐다. 음료수, 감자튀김, 초코칩 쿠키는 건강하지 못한 식품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일반인이 당연히 건강식품이라고 생각한 일부 식품을 전문가들은 “건강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반대의 경우도 있었다. 일반인이 건강에 나쁘다는 편견을 가진 식품을 전문가들은 꽤 건강한 음식이라고 답했다.
NYT는 그래놀라바를 비교했다. 일반인의 70% 이상은 ‘건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영양학자 중에선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3분의 1도 안 되는 28%에 불과했다. 50여개 식품 중 그래놀라바가 가장 심각했다.
코코넛 오일이 건강하다는 생각에 일반인 72%, 전문가 37%가 동의했다. 일반인이 건강식품이라고 여기는 얼려먹는 요거트는 전문가와의 인식차가 무려 34%포인트였다. 슬림 패스트 쉐이크(다이어트 쉐이크)는 26%포인트 차이가 났다.
NYT는 이 차이를 당에 대한 인식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엄청난 양의 당이 포함된 식품을 일반인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퀴노아, 두부, 초밥을 건강한 음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반인은 절반가량만 그렇다고 응답했다. 전문가의 89%가 건강하다고 한 퀴노아는 일반인의 58%만 같은 대답을 했다. 두부, 초밥, 중동식 후무스는 전문가와 일반인의 인식차가 각각 28%포인트, 26%포인트, 24%포인트였다. 전문가의 70%는 와인이 건강식품이라고 했지만 일반인은 52%만 그렇다고 했다.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알려진 새우를 건강하다고 인식한 전문가 비율은 85%에 달했다. 미국인 식탁에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제품일수록 전문가와 일반인의 인식차가 두드러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기준을 발표했다. FDA의 영양학 수치 견본도 과거와 차이가 보였다. 음식의 건강함을 선정하는 기준의 우선순위로 당 첨가 비율이 떠오른 것이다. 특히 자연적으로 음식에서 발생하는 단맛과 추후에 첨가되는 당을 명확히 구분했다. NYT는 “얼마나 많은 당이 많은 음식 속에 들어있는지 영양학자들은 알지만 일반인은 여전히 모른다. 알게 된다면 모두 놀랄 것”이라고 했다.
어떤 식품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에서 ‘건강한 음식’ 찬반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게 있었다. 스테이크, 체다치즈, 우유, 돼지갈비 같이 지방이 많이 들었다고 생각되는 음식이 그렇다.
지방이 많이 함유된 붉은 고기류가 심장에 좋지 않다고 여겨졌지만 최근 연구결과에선 적당한 양의 단백질과 지방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받아들여지는 등 인식의 차이가 발생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예컨대 지방을 빼지 않은 우유가 건강하다고 말한 전문가는 63%였다. 팝콘(61%), 돼지갈비(59%), 스테이크(60%), 체다치즈(57%)도 기존의 인식과 최근 평가가 엇갈렸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