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5억여원을 들여 선정한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 손헤원 의원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지난 4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신규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프랑스 무역투자진흥청의 ‘크리에이티브 프랑스’와 로고 이름부터 색상배열까지 모두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우리 브랜드의 경우 태극 문양을 형상화 해 빨간색과 파란색 문자를 위 아래로 배치했다. 프랑스 브랜드 역시 빨강·파랑·흰색으로 이뤄진 국기 삼색기를 활용한 탓에 빨강·파랑색이 사용됐다. 글꼴 역시 모두 끝을 흘려 쓰지 않은 유사한 모양이다. ‘크리에이티브’란 단어를 국명 앞에 배치한 것, 첫줄 상단에 포인트를 준 것도 닮았다.
‘크리에이티브 프랑스’는 프랑스 무역투자진흥청이 자국의 산업·기술을 소재로 수출 및 대외투자 유치를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한 비즈니스 캠페인이다. 손 의원은 “불행한 것은 표절된 슬로건에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이 들어있다는 것”이라며 “제가 디자이너라는 사실과 이것을 최종결정했을 대통령이 참으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35억원이 들어갔다. 이 브랜드를 리우올림픽·평창올림픽에서도 쓴다고 한다는데 당장 내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국가 브랜드를 설정하면서 타국에 있는 디자인과 이름을 베꼈다는 것은 국가적인 망신”이라며 “이 문제 책임 물어야겠다. 혈세가 앞으로도 더 쓰인다는데 가벼운 해프닝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고 했다.
문화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크리에이티브’는 이미 많은 나라에서 정책·프로젝트명으로 사용해왔다. 한 국가가 독점해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며 “사전에 디자인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표절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반박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혈세 35억 들인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국가브랜드 표절 논란
입력 2016-07-06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