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나는 클린턴을 믿는다”… 45분간 격정 연설

입력 2016-07-06 08:43 수정 2016-07-06 09:0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5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컨벤션센터에서 공동유세를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나는 힐러리 클린턴을 믿는다. 대통령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서 유세를 갖고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한껏 치켜세웠다. 민주당 소속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 전 장관과 나란히 유세를 벌인 건 8년만이다.

8년 전에는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클린턴이 오바마의 대선 승리를 위해 공동유세를 벌였으나 이번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클린턴의 당선을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클린턴 전 장관과 함께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타고 노스캐롤라이나로 이동한 뒤 유세장인 샬롯 컨벤션센터에 나란히 등장했다. 그는 “여기에 온 이유는 클린턴을 믿기 때문”이라며 “그에게 바통을 넘겨줄 준비가 돼있다”고 선언했다. 이어 “클린턴은 가장 훌륭한 국무장관이었다”며 “남녀를 통틀어 클린턴 만큼 대통령에 적합한 사람이 없다”고 칭찬했다.

재킷을 벗고 푸른색 셔츠 소매를 팔뚝까지 걷어올린 채 연단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은 오른손을 들고 “힐러리, 힐러리”를 연호하는 등 격정적인 연설을 45분 동안 쏟아냈다. 그러면서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서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트윗을 많이 하는 트럼프를 겨냥해 “누구나 트위터를 이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 대통령 자리에 앉아보지 않고는 얼마나 힘든지 알지 못한다”고 깎아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의 극단적인 공약을 상기시키며 “허위 엄포가 우리를 지켜주지 못한다”며 “트럼프는 여러분에게 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 밑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민주주의가 진보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과거 10차례 대선에서 8차례나 공화당 후보를 선택할 만큼 민주당 후보에게 불리한 곳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선거에서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에게 간신히 이겼으나 2012년에는 밋 롬니 후보에게 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에게 2~10%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보수적인 씨비타스연구소 조사에서는 클린턴의 지지율이 42%, 트럼프의 지지율이 40%로 나타났고 민주당지지 성향의 그린버그퀸랜로스너 연구소의 조사에서는 클린턴 48%, 트럼프 38%로 조사됐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