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차기 총리가 될 보수당 대표를 뽑는 1차 경선에서 예상대로 테레사 메이 내무장관이 1위를 차지했다. 메이가 얻은 표는 과반이 넘어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이후 26년만의 여성총리 탄생이 보다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메이는 5일(현지시간) 치러진 1차 경선에서 전체 329표 가운데 165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보수당 소속 의원은 모두 330명이며 투표에는 329명이 참여했다.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지지 의사를 밝힌 앤드리아 레드섬 에너지장관은 66표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은 48표에 그쳤다. 고브는 당초 존슨을 지지하려다가 배신하고 출마했으며, 이후 존슨은 출마를 포기하고 레드섬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레드섬과 고브는 브렉시트 운동을 주도적으로 펼친 인사다.
스티븐 크랩 고용연금장관과 리엄 폭스 전 국방장관은 각각 34표와 16표로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폭스는 경선에서 탈락했다. 보수당은 7일에 2차 경선, 12일에 3차 경선을 치러 각각 1명씩 더 탈락시킨 뒤 1, 2위를 놓고 9월 초까지 본선을 치른다.
메이는 1위를 차지한 뒤 “당을 단합시키고 최선을 다해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겠다”면서 “모든 사람을 위한 영국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가지 역할을 할 사람으로 내가 가장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고브는 “차기 총리는 영국이 유럽연합 밖에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지도자여야 한다”며 “고난도 행정경험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이가 브렉시트 캠페인 과정에서 중립적 입장을 지킨 것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내각 중에서도 핵심 직책인 법무장관을 거쳤음을 강조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