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서 규모 5.0 지진… 영남권 주민들 '공포'

입력 2016-07-05 21:35
“38년 만에 처음 느끼는 진동입니다.”

5일 오후 8시33분쯤 울산 동구 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일어난 지진은 2014년 4월 이후 최고 강도의 지진으로 부산·울산·경남은 물론 대구·경북 시·도민들이 진동을 감지했다.

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에서는 놀란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부산의 경우 문의전화로 업무가 일시 마비됐다.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1210건의 문의전화가 부산소방본부 상황실에 접수됐다. 대구지방경찰청 112상황실에도 수백건의 문의전화가 쇄도했고, 대구시에도 놀란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대구 중구 한 아파트에서는 천장에 달려 있던 등이 떨어지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울산시민 박모(35)씨는 “책상에 않아 있는데 컴퓨터 모니터가 순간적으로 2~3초간 흔들렸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김모(60)씨는 “아파트 20층에서 식탁위의 컵이 바닥에 떨어질 정도로 심한 진동을 느꼈다”며 부산시 재난상황실에 신고했다.

동구에 사는 최모(38)씨는 “에어컨이 흔들려서 깜작 놀랐는데 부인도 같이 진동을 느꼈다”며 “혹시라도 지진이 또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 걱정된다”라고 밝혔다.

경북 영천에서 야근 중이던 안모(38)씨도 “38년 동안 살면서 이정도 진동은 처음 느껴봤다”며 “사무실에 있다가 놀라서 밖으로 나가봤다”라고 말했다.

SNS에서도 ‘진동을 느꼈다’ ‘여진 오는 것 아니냐’ 등 지진을 걱정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 홈페이지는 늘어난 접속자들로 인해 일시적으로 접속이 안 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진 문의는 많았지만 실제 피해 신고는 아직 없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한편 고리원자력본부의 고리 원전 2~4호기, 신고리 원전 1~2호기 등 원전 5기는 정상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리 원전 1호기는 계획예방정비 중이고, 신고리 3호기는 상업운전을 앞두고 시운전 중이다.

국민안전처는 이날 오후 8시33분쯤 울산 동구 동쪽 52㎞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 후 30분도 안돼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총 667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기준으로 경북에서 1650건, 울산에서 1365건, 부산에서 1210건의 지진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그러나 인명 및 재산피해 신고는 없었다.

부산·대구·울산=윤봉학 최일영 조원일 기자 mc102@kmib.co.kr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