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중심가 타임스퀘어 한복판에는 동상이 하나 있다. ‘브로드웨이의 전설’ 조지 M. 코핸(1878~1942)이 그 주인공이다. 이곳에 동상이 세워진 것은 미국 뮤지컬의 발전에 미친 그의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그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초창기에 노래와 노래 사이를 대사로 연결한 형식을 처음으로 만들며 ‘북 뮤지컬(Book Musicals)’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북 뮤지컬이란 기승전결의 뚜렷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 작품이다. 지금이나 너무나 일반적인 형식이지만 20세기 초엔 버라이어티쇼 형식의 보드빌이나 벌레스크가 주류를 이뤘다. 또한 그는 탭댄스를 비롯한 다양한 춤을 이용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었는데, 탭댄스가 브로스웨이 쇼에서 예술의 수준으로 올라선 것은 그 덕분이다.
그는 평생 500여개의 곡과 51개의 뮤지컬을 작곡했다. 그리고 그가 작곡하지 않았던 31 개의 뮤지컬을 제작했다. 작곡가, 작사가, 극작가, 프로듀서, 댄서, 배우로서 불가사의한 능력을 선보였던 그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시대를 연 주인공이었다.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예술가로는 처음 1936년 미국 의회가 수여하는 최고상인 ‘의회명예훈장’을 받았다. 그리고 1959년 미국의 극작가 겸 작사가인 오스카 헤머스타인 2세의 청원으로 타임스퀘어에 그의 동상이 세워지게 됐다.
7월 11~16일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내한공연을 가지는 뮤지컬 ‘조지 엠 코핸 투나잇!’은 바로 그의 드라마틱한 일생을 담은 모노드라마다. 2006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극장에 유령으로 나타난 코핸이 관객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코핸의 히트곡 30여곡으로 구성된 이 작품에서 배우는 100여분간 한번의 퇴장도 없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그의 타계 직전인 1942년 개봉한 뮤지컬 영화 ‘양키 두들 댄디’ 역시 그의 일생을 소재로 했는데, 그가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자신의 회고담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조지 엠 코핸 투나잇!’은 2007년 한국에서 공연된 적이 있다. 당시 이지나 연출로 임춘길, 고영빈, 민영기가 트리플 캐스팅 됐었다. 하지만 브로드웨 뮤지컬 태동기의 영웅인 그의 삶이 국내 관객에게 너무 멀게 느껴진 탓에 흥행은 좋지 않았다.
이번 내한공연은 뉴욕 초연부터 함께 했던 연출가 칩 데파, 배우 존 피터슨이 함께 한다. 코핸은 여전히 한국 관객에게 낯선 인물이긴 하지만 당시보다 뮤지컬 팬층이 증가한데다 원작 그대로의 매력이 더해졌다는 점에서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브로드웨이의 전설' 조지 엠 코핸을 아시나요?
입력 2016-07-05 1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