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씨엔 꽃그림 보며 힐링을!” 박종필 작가 ‘친숙하지 않은 아름다움’ 박여숙화랑 개인전

입력 2016-07-05 16:11

화면에는 꽃들이 가득하다. 꽃망울이 화사하게 피었다. 사진 같은 꽃그림을 그리는 박종필(39) 작가는 작품명을 ‘친숙하지 않은 아름다움(Unfamiliar Beauty·사진)’이라고 붙였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진짜 꽃이 있고 조화도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아름답지만 어딘지 낯선 꽃들을 통해 진짜와 가짜, 실제와 가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홍익대 회화과를 나온 작가는 처음엔 케이크와 캔디를 그림 소재로 삼았다. 달콤한 이미지를 캔버스에 옮기는 작업은 화사한 꽃으로 나아갔다. 먹기 좋고 보기 좋은 모양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는다는 점에서 비슷한 소재이기는 하다. 그의 그림은 사물을 똑같이 그리는 극사실과는 다소 다르다. 붓질 하나하나에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력을 불어넣는데 집중한다.


작가는 밤 12시가 되면 늘 서울 강남 꽃 도매상에 간다. 자정에 문을 여는 꽃가게에서 가장 생생한 꽃을 사기 위해서다. 활짝 핀 꽃을 사서 조화와 함께 꽃다발을 만들어 사진을 찍고 스케치를 한다. 꽃은 2~3일 지나면 시들기 때문에 생생할 때 빨리 붓질을 해야 한다. 생동감 있게 그리기 위해서는 꼼꼼하면서도 정교한 솜씨가 필요하다.
그렇게 작업한 그림은 한국국제아트페어,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트 쇼, 아시아호텔아트페어 등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팔려 나갔다. 40대 전후 작가 가운데 회화의 맛을 진득하게 보여주는 드문 경우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그의 개인전이 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박여숙화랑에서 열린다. 삶의 양면성을 얘기하는 꽃그림 20여점을 선보인다(02-549-7575).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