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지난 4일 밤 이모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것입니다. 전남 고흥에 산다는 이씨는 지난 2일 A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증조할머니 B씨(98)를 뵈러 갔다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적었습니다.
이씨에 따르면 치매를 앓는 B씨는 하반신이 굳어 걷지도 못한다는군요. 이씨 일행은 B씨를 면담하다 할머니의 어깨부터 등까지 새파랗게 멍이 든 것을 발견했습니다. 요양병원의 다른 할머니 C씨가 ‘너흰 자식이 돼서 할머니 아픈 것도 모르냐’는 타박과 함께 B씨가 다친 사실을 알려줬다는군요.
사진을 보면 등에 시퍼런 멍이 들어 있습니다. 이씨는 “병원 측 사람이 C씨를 데려 가면서 쉬쉬하며 말을 못하게 막았다”면서 “상황을 파악하려고 했으나 병원 근무자들 설명이 전부 달랐다”고 했습니다. 이씨에 따르면 병원 행정원장은 ‘할머니들끼리 부딪혀 생긴 멍자국’이라고 했고, 근무자들은 ‘침대 낙상 상처’라고 했다는군요. 담당 주치의는 ‘걸어서 화장실 가다 생긴 상처’라고 했고, 수간호사는 ‘자는데 다른 할머니가 밟았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이씨 일행은 현장에서 경찰을 불렀지만 행정원장은 잘못한 게 없다고 해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고 합니다. 행정원장은 이튿날인 지난 3일 이씨 부친에게도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잘못이 없다. 다른 병원 가서 진료 받고 진단서 끊어 알아서 하라”고 했다는군요.
더 끔찍한 사실은 지난 4일 벌어졌습니다. 단순히 멍자국으로 알고 다른 병원에서 진료한 결과 쇄골 골절로 전치 7주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A병원 기록에는 ‘주치의가 6월 26일 멍을 발견했으며 27일 방사선검사를 요한다’고 적혀있다고 합니다.
이씨는 “(요양병원이) 수면제 처방으로만 고통을 무마하려고 했고 육안으로만 판단해 엑스레이를 찍지 않았다”면서 “또 보호자에게도 다쳤다는 연락을 하지 않았고 골절상을 가족이 발견했는데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니 억울하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아울러 “이번 일이 널리 퍼져 병원 측이 제대로 된 사과와 함께 피해자에 대한 조취를 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습니다.
네티즌들은 “할머니, 어쩌면 좋아요~ 눈물이 납니다” “낙상 상처 맞을까요? 폭행 아닐까요?” “자기들 엄마가 저랬으면 어땠을까” 등의 댓글을 쏟아내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글은 페이스북에 오른지 18시간만에 8200개의 댓글과 5만6000개의 좋아요, 4300건의 공유를 얻으며 공감을 얻었습니다.
A요양병원은 억울하고 답답해하고 있습니다. 분명 할머니의 멍을 발견했을 당시에는 붓기나 열이 없었고 할머니가 생활하기에 큰 불편이 없어 보였다고 하는군요.
병원 관계자는 “주치의가 상처를 보고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하지 않았을 정도로 상처는 경미해 보였다. 골절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다른 병원에서 골절상으로 전치7주 진단을 받으셨다니 우리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어찌됐든 이런 것을 살피지 못해 송구스럽다”면서 “피해 가족분들께서 가혹행위를 의심하시지만 절대 그런 일은 없다는 것을 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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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