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트럼프 집권하면 심각한 ‘이해충돌’ 발생”

입력 2016-07-05 09:48 수정 2016-07-05 10:00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심각한 이해충돌(conflict-of-interest)이 발생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기업운영을 백지신탁기금에 맡기고 국가경영에 전념하겠다고 말했지만 본선이 다가올 수록 트럼프 그룹의 이해충돌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등장했다고 WSJ는 전했다.

트럼프 그룹이 대중에 널리 알려진 기업인데다 그동안 철저하게 가족기업형태로 운영돼 백지신탁기금에 경영을 위탁하는 방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그룹은 골프장, 호텔 등 해외부동산을 포함한 수백개의 법인으로 구성돼 있고, ‘어프랜티스’ 같은 TV쇼 프로그램까지 사업의 종류가 다양하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중에도 크고 작은 규모의 회사 자금결재를 직접 하는 등 사업을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트럼프는 워싱턴DC 시내 한가운데서 진행되는 ‘트럼프 호텔’ 공사현장에 찾아가 외벽상태를 살피고 완공시기를 따져묻는 등 공사감독까지 했다. 백악관과 의사당 사이를 연결하는 도로(펜실베이니아 에비뉴)가에 있는 트럼프 호텔은 유서깊은 옛 우체국 청사를 객실 263개와 9층 높이의 아트리움을 갖춘 호화 건물로 개조해 오는 9월 문을 열 예정이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윤리자문변호사를 지낸 리차드 페인트 미네소타대 교수는 “트럼프 사업은 (부동산이라는) 특정 산업에 집중돼 있으며 기업규모와 경영행태를 감안하면 전례없는 이해충돌을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트럼프가 자신에게 법정출두를 명령한 멕시코계 연방판사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하는 등 이미 공인으로서 이해충돌 행동을 벌이고 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트럼프대학 사기사건’을 재판 중인 곤살레스 구리엘 샌디에이고 연방지법판사가 멕시코계여서 자신에게 편견을 갖고 있으며, 재판에서 배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지지율이 추락하는 등 역풍을 맞았다.

트럼프는 자신이 집권하더라도 이해충돌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 일을 잘하면, 내 사업도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