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중국기업 수익성·성장성에서 한국기업 추월

입력 2016-07-05 09:00
중국기업이 수익성과 성장성 등에서 한국기업을 추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중 양국의 기업경쟁력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2014년 중국 전체 상장기업이 수익성·성장성·평균자산규모·특허출원수·평균해외M&A금액 등 5개 지표에서 한국기업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평균 자산규모의 경우 중국기업은 2007년 6억3992만 달러로 한국 11억5348만 달러의 55% 수준이었지만, 2014년에는 15억704만 달러로 한국(14억6328만 달러)을 추월했다. 2014년 매출 증가율도 7.66%로 한국 3.39%의 2배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에서도 앞선 중국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2007년 4.26%였던 격차는 2014년 4.86%로 상승했다. 평균 해외 M&A 금액은 2014년 중국이 700만 달러를 기록해 한국 228만 달러보다 세 배 가량 높았다.

한국기업들이 중국기업에 앞선 지표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중·해외매출 비중·노동생산성 등 3개에 불과했다.

양국의 매출액 상위 30대 상장기업의 경쟁구도에서도 중국의 추격세가 맹렬하다. 8개 지표 중 중국 30대 기업들은 수익성·성장성·해외 M&A금액 등 3개 지표에서 한국을 앞질렀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2014년 중국이 13.82%로 한국 6.82%의 두 배에 달했다. 특히 평균 해외M&A금액은 중국이 2007년 33만 달러에서 2014년 1509만 달러로 크게 증가한 데 비해 같은 기간 한국은 572만 달러에서 912만 달러로 상승한 데 그쳤다.

한경연 관계자는 "중국의 30대 상장기업의 경우 전체적으로 봤을 때에는 한국기업에 뒤쳐져 있지만 그 격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기업의 기술수준만 떼어놓고 분석한 결과, 저기술·중기술 기업군에서는 중국이 이미 한국을 추월했고, 고기술·하이테크 기업군에서도 중국과 한국이 비슷한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기술 기업의 경우 2014년 중국이 7개 지표에서 앞섰고, 한국은 1개 지표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그쳤다. 중기술에서는 6:2로 중국기업들이 우위에 있었고, 고기술·하이테크 기업군에서는 4:4로 동점을 기록했다.

연구를 진행한 국민대 김산월 교수는 중국기업의 급성장 원인으로 정부의 국유기업에 대한 재정지원, 정부의 IPO(기업공개) 장려 정책, 정부와 대기업의 기술개발형 펀드조성, 기술력·브랜드 흡수를 위한 해외 M&A 추진, 소비력이 향상된 중국내 소비시장을 꼽았다. 김 교수는 "중국기업의 추월에 대비한 우리정부와 기업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고 기술개발투자에 유리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