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이슬람 성지 메디나에서 4일 밤 폭탄테러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메디나는 메카에 이어 이슬람에서 두 번째로 신성한 도시다.
자살폭탄 테러범은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가 묻힌 모스크로 들어가려다 보안요원에게 제지당하자 폭탄을 터뜨렸다. 이로 인해 보안요원 4명이 숨졌으며 주변의 다른 사람 4명도 부상했다.
사원에는 저녁기도를 위해 신도 수천명이 모여 있었기에 자칫 수백명 이상의 죽거나 다치는 대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현장에 있던 카리 지아드 파텔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라마단이 끝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한 축포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날 사우디에서는 다른 두 곳에서도 폭탄테러 시도가 있었다. 오후에는 사우디 동부 카티프의 시아파 이슬람교 사원에서, 새벽에는 항구도시 제다의 미국 총영사관 근처에서도 폭탄테러 시도가 있었다. 두 곳 모두 사람이 많이 죽거나 다치지 않았다.
아직 폭탄 테러의 배후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이슬람국가(IS)가 사우디가 미국의 IS 공습을 돕는다는 이유로 비난했다는 점에서 사우디 당국과 시아파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