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신분증에 남성과 여성이 아닌 ‘성중립’ 항목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뤼도는 이날 성소수자 연례축제인 ‘토론토 프라이드’에 참가해 퀴어 행진을 한 첫 번째 캐나다 총리가 됐다. 성소수자 축제에 현직 총리 최초로 참가해 연대를 표시한 것이다.
그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퍼레이드 도중 “캐나다 정부가 (신분증 변경을 위한) 최고의 방법을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캐나다 매체 CP24를 통해 말했다. “이건 정의를 향한 진보의 한 걸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운전면허증, 의료보험카드 등 신분증에 남성이나 여성이 아닌 ‘제3의 성’ 사용을 허가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검토해볼 만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호주, 뉴질랜드와 네팔 등 국가는 이미 ‘제3의 성’ 표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트뤼도는 이어 동성애자 헌혈 규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달 캐나다 헌혈 규제 완화를 두고) 이번 완화는 충분하지 않다”며 “캐나다 정부는 헌혈 규제를 더 완화하려고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비영리 정부기구 캐나다혈액원(CBS·Canadian Blood Services)은 “남성이 5년 내 남성과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헌혈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1년 내에 성관계를 하지 않는 남성이라면 헌혈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뤼토는 또한 “지난달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일어난 총기난사 사건으로 49명이 목숨을 잃은 터라 올해 토론토 퀴어퍼레이드는 특히 더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안전한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기억해야 한다. 이건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