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은 아줌마들이나” 7년 전 자유로웠던 시리아, 지금은…

입력 2016-07-04 14:42
=내전이 일어나기 전 다마스쿠스의 도심(위)과 내전 뒤의 다마스쿠스(아래)

한 미국인의 시리아 여행기가 누리꾼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내전이 일어나기 전인 2009년 촬영된 이 영상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리아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여행기의 주인공은 미국인 제임스입니다. 제임스는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여러 사람을 만나며 이곳의 다양한 풍경을 담습니다.



식당에서 시리아 전통요리를 먹고 펜팔로 인연을 맺은 시리아인 친구와 저녁식사도 함께 합니다.




게다가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거리를 걷는 여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임스가 “왜 히잡을 쓰지 않느냐”고 묻자 “그런 건 나이 든 사람들이나 쓰는 것”이라고 말하죠. 여성들이 식당에서 물담배를 피우는 장면도 나옵니다.


돼지고기도 먹습니다. 정육점에서 돼지고기를 파는 것을 보고 제임스가 “이슬람은 돼지고기 먹는 것이 금지돼 있지 않느냐”며 놀라자 정육점 주인은 “여기는 도시라 술 마시는 사람도 많고 돼지고기를 먹는 사람도 많다”고 웃으며 답합니다.


제임스는 한 가정집에 초대를 받아 식사를 대접받습니다. 손님이 오면 무조건 식사와 차를 대접하는 것이 이 지역 전통이라고 합니다. 가족의 모습이 매우 화목해보입니다.


밤에는 다마스쿠스 야시장에 방문합니다. 기념품을 판매하는 청년을 만납니다. 청년은 3년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하이힐을 신고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이 삼삼오오 모여 지나갑니다. 핸드백과 하이힐을 판매하는 상점으로 들어가 “요즘 이런 걸 사는 여자가 많냐”고 묻자 가게 주인이 “요즘에는 중년 여성들도 많이 산다”고 말합니다.




영상 아래에는 그로부터 7년 뒤인 오늘날 전쟁으로 인해 처참히 파괴된 다마스쿠스의 사진이 첨부돼있습니다.  누리꾼들은 “강남 한 복판이 쑥대밭이 된다고 생각하니 확 와닿는다” “내전 전에는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이었네” “전쟁나면 진짜 답이 없구나” “이렇게 보니 엄청 충격적이다” 등 평화로웠던 과거와 완전히 다른 풍경에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먼지투성이의 잿빛 도시, 죽음의 공포만이 남은 공간. 시리아를 떠올리면 그려지는 모습들이죠. 자유롭고 활기찬 시리아의 모습을 보니 전쟁의 파괴력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것인지 피부로 느껴집니다. 10년도 채 안 돼 모든 것이 바뀌어버렸습니다.

제임스가 여행을 하며 만났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는 청년의 삶이, 매일 열심히 고기를 팔았을 정육점 주인의 일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월드뉴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