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내 생각하며 150만 자 편지 쓴 남편

입력 2016-07-04 14:29 수정 2016-07-05 09:15
사진=닝보완바오(寧波晩報)

중국 저장성 닝보(寧波)에 사는 천씨우캉(陈秀康·70)씨가 죽은 아내 정슈씨앙(郑淑香·여)씨에게 150만 자 이상 되는 긴 편지를 썼다고 중국 매체 닝보완바오(寧波晩報)가 지난 2일 보도했다.

천씨는 아내와 할 말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나 4년 전 아내가 죽고 나서 아무도 그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아내를 잃은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내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내용을 썼다. 나중에는 하루 있던 일을 써내려 갔다. 길이도 1000자 정도로 시작했다가 2000자로 점점 늘어났다. 천씨에게 하루 5~6시간 일기 쓰는 일은 하루를 버티는 힘이 됐다.

어느새 글은 150만 자 이상이 됐다. 천씨는 “아내에게 할 말이 이렇게 많았는지 몰랐다”며 “아직 할 말이 너무 많다는 것을 아내가 떠난 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부부는 단 세 번 만나고 1967년 결혼식을 올린 뒤 45년을 함께 살았다. 하지만 지난 2012년 5월 아내는 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났다. 그는 “아내가 너무나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며 “우리는 아이들이 커서 집을 나가기 전까지 부부로서 삶을 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천씨는 아내에게 느끼는 그리움의 깊이에 스스로 놀랐다고 닝보완바오에 전했다. 그는 “글을 쓸 때면 마치 떠난 아내가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 글쓰기를 멈출 수 없다”고 했다. “하루동안 있었던 슬픈 일, 기쁜 일을 아내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